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들이남쪽으로가는날
#2024스웨덴올해의도서상


무안 공항 참사로 마음이 참 무거운 가운데
이 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우리 삶에서 어느 정도 준비된 작별의 순간도 있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닥친 이별이나 사고의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이지만
미루지 말고 언제든 표현할 수 있을 때,
어렵지만, 어색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는 것!

나는 어머니에게 살아생전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것을 너무나도 후회했다. - p.446

 
치매에 걸려 결국 요양원으로 가게 된
아내의 체취를 기억하기 위해 아내의 스카프를
항아리에 담아 보관하지만
항아리 뚜껑조차 의지대로 열기 힘든 '보'.

어리석게 들릴 수도 있지만 현기증과 무기력함이 그처럼 갑자기 나를 덮칠 때면 나는 이제 내 차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p.92


그의 인생도 언제 죽음이 닥칠지 모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잠들었다 깨었다 하며
기억마저도 온전치 않다.


우리도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 반려견 등과의
기억 속 추억이 시간 흐름에 따른 상황과 관계 변화로
어색하게 남아있는 경우도 많다.

5월붜 10월까지 약 5개월간,
그를 돕는 요양보호사들의 일지 기록과 함께
'보'의 요동치는 감정의 흐름을 솔직하면서도
때론 코믹하게, 세밀하고도 감동적으로 표현해냈다.

어렸을 때는 미간의 주름을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깊어서 그 사이에 먼지가 낄 정도다. 거뭇거뭇한 똥처럼. -p.114


고집스럽고 심술궂으며, 무뚝뚝하게만 

보일 수 있는 주인공의 겉모습과는 다르게 

가슴 깊이 사랑을 품은 '아버지'의 진심 어린 모습에서 

우리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을 떠올려보게 되기도 한다.

그에게 일을 줄이라고, 좀 더 편하게 지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p.110

그를 내 곁에 두고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p.437


평균 수명이 훌쩍 늘어나면서 앞으로 노년 생활이
아주 길~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 또한 미래에
어떤 감정이 들지 상상하며 공감해보게 되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 어르신들이 겪고 계신 감정과 느낌을
조금이나마 한 발 가깝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삶을 통제하려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전히 분노를 삭일 수가 없었다. 동시에 그가 나를 놓아버리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p.70

왜 그렇게 서두르는 것일까? 요즘엔 모든 사람이 정신을 잃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인다. -p.142

나는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내가 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p.146

나는 결코 노인과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진 않았다. 한스의 가슴속에 뾰족한 가시 같은 존재로 남고 싶지도 않았다. -p.409


'보'를 대하는 아들 '한스'의 행동과 각각의 다른
요양보호사님들의 태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그의 세세한 감정까지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지며
'아, 나는 우리 부모님에게 어떤 모습이었나?'
또, '나중에 우리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하는 생각이 계속 교차해 들었다.


나는 스토리 초반부터 왠지 이미 소설과 영화로도
나왔던 <오베라는 남자> 라는 작품이 문득 떠올랐었는데
이것이 스웨덴의 느낌이었을까?
그 책의 저자인 '프레드릭 배크만'의 평도
책 뒷페이지에서 발견하고는 더욱 반가웠다.
"이 책은 작별 인사를 해야 했던 누군가를 위한 책이다."

서로 다른 세대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오며
서로 위하는 마음이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얽혀있는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인생과 마주하고,
견대고, 사라지고, 교감하고, 더욱 깊어지고,
또 치유되는 그러한 이야기이다.

올 겨울 내 마음엔 더욱 따스한 소설로 남을 것 같다.

"난 네가 자랑스럽단다."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며,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북파머스 #북로망스 #서평단 #도서협찬
#리사리드센 #소설 #외국소설 #해외소설
#인생 #죽음 #가족 #사랑 #부모님 #눈물 #감동
#베스트셀러 #신간 #책추천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