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 사랑 편 -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하지만 늘 외롭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2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시선집이 좋은 이유는 먼저 많은 시인들의 다양한 시를 한꺼번에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인들은 물론이고 외국 시인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이런 시인들도 있구나, 이런 시도 있구나'를 연신 속으로 외치게 된다. 또 하나 이 시선집이 좋은 건 대부분의 시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는다는 점이다. 내가 이렇게 흠뻑 빠질 수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시집에 실린 작품들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시집의 시들은 우선은 이해가 잘 안된다. 그 깊이를 내가 미처 좇아가지 못해서겠지만 너무 어려운 시는 읽는 내내 괜한 좌절감에 빠지게 하니까 내 입장에서는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이 시집의 시들은 시인의 목소리가 잘 들려서 좋다. 뭘 말하고자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다. 읽고 또 읽을수록 그렇게 쉽게 읽혀지는 저 뒤편에 시인 각자의 뭔가 대단한 통찰이 있다는 느낌이 팍팍 느껴진다.

 

  이 시선집의 1권은 '인생편'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겪게 되는 희노애락과 그 삶의 현장에서 느껴지는 이런저런 감정들을 주제로한 시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2권은 '사랑편'이다. '사랑이란 무엇인가'부터 '누구를(무엇을) 사랑할 것인가', '어떻게(얼마나) 사랑할 것인가'를 다룬 많은 시들이 실려 있다. 젊은 청춘의 뜨거운 사랑도 있지만 '인생'을 살고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한 인간으로서 누리고 베풀어야 할 사랑도 다룬다. 협소했던 사랑 관념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심심풀이'라고 하면 좀 뭐하지만 이 시선집은 오랫동안 붙들고 있으면서 군것질 하듯이 심심하면 한 번씩 펴들고 읽었다. 마음이 답답할 때도, 엄청나게 쌓인 일들에 치여서 쉴 틈 없은 뒤에, 피곤하거나 짜증날 때도 이 책을 펴들었다. 누구의 시가 나올지 기대하면서 읽기도 했고, 대부분 익숙하지 않은 시인들이니 새로운 작가와 새로운 작품 하나 더 알아간다는 생각으로 읽기도 했다. 시인들이 내뿜는 숨결을 느끼며 위로를 얻기도 하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여전히 '시'란 '난해한 것'이라는 벽을 다 허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내 손이 닿는 가까운 데에 놓아두고 '심심하면' 펼쳐들 만큼 시와 친숙하게 만들어준 이 책에, 이 저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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