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염부주지>는 남쪽에 있는 염부주에 가다라는 뜻으로 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꿈속에서 염라국을 방문하여 염라대왕을 만나고 와서 깨어나 얼마 후에 죽어서 염라대왕이 된다는 이야기다.
용궁의 잔치에 초대 받다라는 뜻의 <용궁부연록>은 한씨 성을 가진 선비가 용왕의 초대를 받아 용궁에 가서 신기한 경험을 한다는 내용이다.
선비가 염라국이나 용궁에 가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판타지 내용으로 이 두 편 또한 비슷하지만 품고 있는 뜻은 다르다. <남염부주지>에는 김시습 자신이 죽어서 염라대왕이 되어 세조를 심판하겠다는 내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용궁부연록>은 김시습이 어린 시절 세종대왕의 부름을 받아 궁궐에 간 경험이 반영되어 있어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고 용왕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단종을, 세 용신은 수양대군군의 왕위 찬탈 과정에서 희생된 인물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