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안지은 지음 / 콜라보 / 2022년 12월

어릴 적 읽었던 동화~
다들 기억하시죠.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던
신델렐라, 인어공주, 백설공주,
미녀와 야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같은 공주들 시리즈부터
엄지 아가씨, 헨젤과 그레텔,
알라딘, 벌거벗은 임금님,
완두콩 다섯알, 피노키오, 피터팬 까지
다들 한번쯤은 예전에 읽었던
동화들을 아이가 아닌 어른들을 위해
다시 쓴 책을 만났어요.

동심파괴라서
아이들은 보면 안되겠어요~ㅎㅎ

바로 이 책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입니다.

저자인 안지은님은
어른이 되어 뒤늦게 동화의
매력에 빠져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화 원작을 탐독하고
새롭게 포착된 장면들과 각 캐릭터들의 욕망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셨어요.

책 속에 동화처럼
그림도 많이 들어가 있는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어
그런지 그림들이 다 좋아요.
제 취향이네요~ㅎㅎ

인간의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동화를 재해석했는데
저자의 새로운 시각이
선선하게 다가왔어요.

12가지 중 재미있게 읽은
세가지만 나누어 드릴게요~^^
​
두꺼비, 풍뎅이, 두더지와 강제 결혼할 뻔한 <엄지 아가씨> 아시죠?

결국 두더지 동굴안에서
다친 제비를 만나 간호해 준 덕분에
제비의 도움으로 꽃의 왕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요.

저자는 이 이야기에서
사랑이라 부르기엔 부족한
연애의 흑역사를 떠올렸습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거쳐 간,
거칠고 미숙한 모습들과 닮았으며
봉인해두고 싶은
얼굴이 화끈거리고
이불 킥~하고 싶은 서툰 연애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라고 할까요.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이라고 하지만
상대방의 행복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어쩌면
두꺼비, 풍뎅이, 두더쥐와 같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서로의 행복을 위해 만났지만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는 일은
나의 행복을 이루는 일만큼이나
어렵고 힘들다.​

'너'는 '나'보다
늘 뒷전에 있기 때문이다.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p.68

지금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데
동화 속 아빠는 왜 새엄마에게
휘둘리며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나올까요?

대표적인 동화가
<헨젤과 그레텔>이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아빠가 아이들을
숲 속에 버리고 오다니~ㅠㅠ

결국은 아이들이 마녀를 죽이고
챙겨온 보석으로 행복하게 살았다는데
아빠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상처를 안고 과연 헨젤과 그레텔은 행복했을까요?

헨젤과 그레텔은
그 후 더 냉정하고
모든 것을 의심하며
가진 것에 집착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p.98

백설공주는 뭐 내용을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죠~

우리가 흔히 새엄마인 왕비가 백설공주를 죽이려 한다고 알고 있는데
초판본에는 놀랍게도 백설공주를 죽이려는 왕비가 친엄마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딸을 죽이고 싶을 만큼
자신이 최고로 아름답다는 타이틀을
갖고 싶은 걸까요?

​아름다움은 권력이고
그 권력을 쟁취하고 싶은 욕망을
표현한 동화가 바로 백설공주였네요.

왕비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자신이 없었나 봐요.
아름다움의 기준은
내면의 아름다음과 함께
자신이 만들어 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였을까요?

거울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묻고 있는 걸 보면요.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누가 가장 아름다운지 거울에게
묻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왕비는 거울 밖으로 나오는 데
매번 실패했다.

​백설 공주는 누가 가장 아름다운지
알려고 하지 않았지만,
왕비의 괴로움은
'내가 질투하는 상대가
나를 질투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더 가중되었다.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p114

어릴 적 우리가 알던
동화 속 결말처럼
모든 것이 행복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결말은
현실에는 없다는
현타가 오는 그런 책이었네요~

하지만 이 세상을
마지막으로 보고 눈을 감을 때는
동화같은 세상 속에서
참 행복했었다~
따뜻한 인생이었다~
라고 느끼고 싶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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