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란
류서재 지음 / 화리원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석파 이하응을 아시나요?

바로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 대원군입니다.

흥선 대원군의 업적은 역사 시간에

교과서에서 배워서 많이들 아실 거에요.

흥선대원군 집권 시기부터

복잡한 근현대사가 시작되죠~

흥선대원군 이전 19세기 조선은

세도 정치와 삼정의 문란으로

농민 봉기가 일어나고 서양배인 이양선의 출몰로

위기감이 높아졌던 시기였어요.

12세의 고종이 즉위하자

흥선 대원군이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하고 나라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과감한 개혁을 시작합니다.

왕권을 제약하던 비변사는 축소, 폐지하고

법전인 <대전회통>을 편찬하고

양반에게도 군포를 징수하는 호포제를 실시하고

전국 600여 개 서원 중 47개만 남기고

모두 철폐하여 민생을 안정시키고

나라의 재정을 확충합니다.

반면에 왕실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경복궁을 다시 짓는 과정에서

공사비 마련을 위해

원납전을 강제로 징수하고

상평통보의 100개 가치의

당백전을 발행하여

경제가 혼란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정치가로서의 흥선대원군은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예술가로서의 흥선대원군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실 듯해요.


<석파란>의 작가님은 예술가로서의

이하응의 삶에 촛점을 맞추어

소설을 써내려가셨어요.

이하응은 추사 김정희로부터 서화를 배워

조선 대표적 문인화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난 그림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이하응이 그린 난 그림은

그의 호를 따서 <석파란>이라고 불렸고

당시 중국 사람들이 탐낼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추사 김정희도 흥선대원군의 묵란을 보고

"압록강 동쪽에는 이만한 대가가 없다"

라고 극찬을 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의 배경 시기는

흥선대원군이 집권 시기 무렵인

1862년~1863년입니다.

사실 이 책을 받고

570쪽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보고

흥선대원군의 집권부터 고종의 친정시기까지의

다양한 내용을 그린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흥선대원군이 집권하면서

소설이 끝나버려서

제 예상과는 다른 전개였어요~

안타깝게 요절한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의 부인이자 헌종의 어머니인

신정왕후 조씨(조대비)가

이하응의 둘째 아들을 왕으로 추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하응의 석파란이라고

소설에서 그려집니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조대비가

조카인 조성하의 집에 들렀다가

우연히 본 이하응의 난 그림을 보고

그것을 인연으로 고종의 왕위 계승까지

이어진다는 설정입니다.


소설 속에서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 합니다.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이하응을 만나는 장면이나

급진 개화파 김옥균과

민비(후에 명성황후) 민자영의 만남까지

역사 속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역사적 상상력으로

전개해 나가는 모습이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거침없는 허공에서

난초는 피어나고

난초의 뿌리가 바위를

감싸면서 결국에는 바위를 깨리라.

그것이 나 이하응의 석파란이다.

석파란 p.351


저자가 처음에 일러두기에서

설명했듯이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기에

역사적 사실과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보면 역사 속의 인물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입니다.

570쪽 가량의 분량의 압박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요~

역사를 사랑하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