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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탈리아 복원사의 매혹적인 회화 수업
이다(윤성희)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오늘도 맑음~^^
이런 날은
온 몸으로 좋은 날씨를
느껴야 겠다는 생각에
산책 독서를 나갔어요~^^
건물 앞 화단에
예쁘게 핀 꽃도 발견하고~
앙상했던 가지에 어느새
푸른 잎들도 올라와 있네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산책 하기 더할나위 없는
날씨였어요~^^
살짝 더워질까 싶으면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이
땀도 식혀주고~ㅎㅎ
이런 날 산책하다가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니
술술 읽히네요~^^
오늘 읽은 책은
바로 이 책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다(윤성희)님으로
이탈리아에서 14년동안
그림 복원과 미술사학을 공부하시고
미술사 강연을 하시는 분이세요~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르네상스 미술인데
그 작품들을 통해
인간을 얼마나 섬세하게
이해하고 표현했는지를
보게 되었다고 해요~
르네상스 시대 작가들은
한 작품을 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들은 인문학을 공부하며 인간을
이해하고, 느끼고 보는 것에 대한
감각을 키운 후에 작품을 제작했기 때문이죠.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가
완벽한 원근법 공간을 그리기 위해
225장이나 되는 고대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수학 책을
모두 공부하고 그림을 그린 것 처럼 말이죠~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의 특성을 주제로 하는
13개의 작품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어요~
각 주제에 대한 역사적 기원과
그 안에 담긴 화가의 삶,
그 시대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복원사를 공부하신 분 답게
복원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도
담아내셨습니다.
13개의 작품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그림이기도 하고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나누어 드릴게요~^^
한 끼의 식사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한
마지막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설교하거나 기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함께 식사를 함으로써
예수는 그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죠~
그럼 최후의 만찬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요?
미술사학자 존 바리아노는
저민 오렌지를 곁들인 장어구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장어 요리가 맞다면,
다빈치는 예수의 시대가 아닌
르네상스 시대의 요리를 예수의 식탁에
올린 것이라고 해요~
영국 요리 전문가 스테판 게이트는
<최후의 만찬> 속 음식들을 똑같이
차려놓고 그림과 실제의 차이를 관찰했는데
"이 식사에 초대받은 어느 누구도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라고 말합니다.
예수는 제자들과 음식을 나누기 전
너희 중 하나가 배신해
자신이 곧 죽을 것임을 예고합니다.
이 말을 듣고 어느 누가
음식을 먹을 수 있었을까요?
다빈치는 아무도 음식에
손을 대지 못한 채 동요하는 순간을
설정해 만찬의 분위기를 보다
현실적으로 묘사했던 거죠~
이 그림은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 식당에 그려져 있는데
2차 세계 대전 당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도원 사람들이 모래 주머니를
그림 앞에 쌓아올려
식당의 3분의 2가
날아가는 피해 속에서도
이 그림을 지켰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작품은 종교적인 메세지가 아니라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다빈치의 관심이 담긴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한 편의 드라마라고 표현합니다.
다빈치가 첫번째로 탐구한 인물은
예수입니다.
예수는 인간인 동시에 신God인
특별한 존재입니다.
예수는 식탁의 중앙에 앉아
왼손을 하늘로,
오른손을 땅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동시에
아우르는 존재라는 의미를
전통 도상학으로 그린 부분이라고 합니다.
예수의 표정을 보면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건
마치 이 소란스러운 공간에
없는 것처럼 주변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는 예수의 태도일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다빈치의 수학이 여기서 등장하는 데
예수는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삼격형 구도 속에 그려졌습니다.
예수의 얼굴은 33센티미터로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숫자3이
여기에서도 등장합니다.
반면에 다른 제자들의 얼굴 크기는
조금씩 다르다고 해요~
다빈치가 당시 유행하던
별자리로 제자들의 성격을 이해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식탁의 점성술의 비밀>의
저자 프랑코 베르디니는
제자들이 별자리 순서대로
앉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베드로는 사수자리,
도마는 처녀자리,
배신자인 가롯 유다는 전갈자리
요한은 천칭자리 등
르네상스 시대의 별자리와
인간 영혼의 연관성에 대한
믿음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중앙의 예수가 태양을 상징하고
열두 제자가 별자리 순서대로 앉았다는 건,
다빈치가 별의 운행을 통해 인간의 12가지
성격 유형을 분류하려 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 영혼의 연관성을 보는
다빈치의 또 다른 세계관은 아니었을까요?
복원 과정에서 알게된 재미있는 것은
다빈치가 그림을
매우 느리게 그렸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그리고자 한 것은
'자연에 가까운 진실'이었기에
섬세한 묘사와 자연스러운 색감,
그림자의 생생함을 모두 살리기 위해
대상을 보고 또 보며 그렸습니다.
천천히 가는 자가
건강하게 가고 멀리 간다.
-이탈리아 속담
느리게 가는 길 안에서
그들도 많이 배우고
제대로 이해했기에
그들의 예술이
수 백년 동안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의 인생을 하나의 작품이라고 본다면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던
괴테의 명언으로
글을 마치고 싶네요~^^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