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오늘의 젊은 문학 5
문지혁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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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리를 걸어서

건너 본 적이 있으신가요~

여기서 다리는 대교 정도로

큰 다리를 말하는 데

생각해 보니 저는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네요~

얼마 전 이웃님이신

#매일꾸준히 님은

원효대교를 걸어서 건너셨다고

포스팅한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저에게

대교를 걸어서 건넌다는 것은

큰 결심을 한 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다리를 건널 때

수많은 생각이 들겠죠~

괴로운 일, 잊고 싶은 일,

행복했던 일 등등

자신의 인생사를

생각하면서 다리를 걸어가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바로 이 책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라는

제목을 보고서 말이죠~

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게 되었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님의 추천사를

읽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다이빙과도 같은 삶에 대한 단편들,

마지막 순간까지도 깔끔하고 우아하다.

추천의 말 김연수 p.251

이 책은 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글쓰기와

소설 창작을 가르치시는

문지혁님입니다.

이 책을 전체적으로 읽고 난 느낌은

한마디로 현대소설같다고나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현대소설은

명확하게 결론을 내려주지 않고

독자가 상상하게 만들면서

열린 결말으로 끝을 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 책의 단편들이 딱 그러네요~

뭔가 여운이 남는 결말이에요~


이 책의 단편들 중에서 오늘 제가

나누어드릴 단편은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입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 데

역시나 자전적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나'가

미국 포트 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아야'라는 일본인 친구를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확률에 관해 생각한다.

이를테면 포트리의 카페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

그것이 아야일 확률.

내가 이 시간 이 곳에 오게 될 확률과

아야가 내가 오기 전이나

떠난 후에 오지 않고 정확하게

주문하고 있는 시간에 올 확률.

눈이 마주

치고 서로를 알아볼 확률.

내가 다리에 가자고 말할 확률과

아야가 그것을 수락할 확률.

아야와 내가 각각 도쿄와 서울

30여 년 뒤 뉴욕에서 만날 확률.

하나의

다리가 지어지거나 무너질 확률.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

모든 종류의 경우의 수.

그러니까 우리는 무한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하나의 사건에

이르러 지금 마주 보며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다.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p.189



"하나의 다리가

지어지거나 무너질 확률"에서

생각나는 사건 없으신가요~

네~맞아요~

정말 충격으로 다가왔던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에요~

주인공인 '나'는

1994년에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 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자입니다.

그 날 아침,

성수대교를 지나는 버스 대신

동호대교를 지나는 지하철을

선택해 지각을 하여 담임 선생님께

엉덩이를 다섯 번쯤 맞긴 했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아야'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녀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미국 시카고에서 시각 예술을 전공하고 있어

텔레비전으로 고국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야 했던거죠~

주인공인 '나'와 '아야'가 만난 '포트 리'도

미국 독립전쟁 당시 총사령관이었던

조지워싱턴 부대와 영국군이

모든 병력을 소집하여

지키려 했던 곳입니다.

작가는

이렇게 하나의 장소에서

서로 다른 역사,

서로 다른 사람,

서로 다른 이야기가 겹치는 것을

지켜보고 기록하는 것이

소설가의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하면서

재난 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재난과 재난 이후의 삶에 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다리를 건너고,

새 다리를 짓고,

어떤 다리를 부수며 살아간다.

흔들리고 요동치는 다리 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매순간 다음 걸음을 내딛는 것뿐이다.

우리가 건너고 있는 이 다리가,

끝내 서로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창작 노트 p.250

이웃님들과 저도 무한에 가까운 확률를 뚫고

이렇게 만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깔끔하고 우아한 문장과

열린 결말의 소설을 만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우리가다리를건널때

#문지혁

#성수대교붕괴사건

#동일본대지진

#포트리

#김연수추천

#별별혜윰

*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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