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꽃
엄마는 꽃을 좋아해 집 옆 두덩에 해마다 꽃을 가꿨다
꽃이 밭을 이루었다
뇌경색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고 손에 호미를 쥐지 못해도
봄만 되면 왼손으로 꽃밭을 매신다
병원 갔다 돌아오면 먼저 반겨주는 꽃들, 엄마가 알뜰살뜰
보살핀 자식들, 팔다리를 끌면서도 꽃밭으로 향하신다
다섯 자식들 도시로 떠나고 엄마는 꽃들과 산다
다알리아 작약 수선화 수국 국화 코스모스···
계절을 바꾸어가며 피어난다 힘드니
꽃밭을 그만 가꾸시라 해도 꽃 보는 재미에 산다 하신다
자식들이 어릴 때는 꽃 같은 자식 보고 산다 시더니 이제는
꽃을 보고 산다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