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위로 -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곽아람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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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아람 기자의 #공부의위로 를 내 대학시절을 생각하며 읽었다. 아마도 한두해 나이차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 또래이실 듯 하다. 공부의 레벨차는 크겠지만 그 시절 내가 하던 생각과 엇비슷했던 구석도 있었다. 여러모로 이질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느꼈다.

전공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고고미술사학과를 가서 학자가 되고팠던것과는 전혀 결이 다르지만 나도 졸업무렵 대학원이 가고싶었더랬다. 저자는 학문의 고단함때문에 아버지가 반대했다했지만 나는 돈이 없어서 가지 못했다. 영문과를 택했던건 물론 외국어가 좋아서였지만 취직이 잘될 것 같아서도 한몫했다. 그래서 취직이 잘됐나하면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또 중국학도 학사를 땄는데 복수전공으로 학위를 딴 중국학과 사상 첫 학생이라는 영광이 있었으나 역시 취직과는 무관했다.

그래도 사실 대학 다니면서 취직만을 생각하며 공부했던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인문교양의 힘이란 남과 같은 것을 보면서도 뻔하지 않은 또 다른 세계를 품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는 것 아닐까?(62p.)" 와 비슷하게 느끼고 생각하며 지식인의 토대를 쌓고 배운사람이 되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무식하고싶지 않았다. 바이런의 시를 배우고 아들과연인을 원문으로 읽는 뿌듯함이 있었다. 물론 내생각만큼 수월하지도 재밌지도 않았지만. 현대드라마의 이해나 포스트모더니즘과 대중문화, 대중문화와 철학, 문화비평의 기초가 시사영어나 실무영어 보다 재밌었다.

지금은 대학의 강의가 실생활이나 취직에는 하등 쓸모도 없는 학문을 배우는 게 당연한게 아닌가하는 의견에도 힘을 받아서 기쁘다. 내가 들어갔던 데는 학부생인 우리에게 분반이던 철학과 선배들이 취업률100프로를 자랑했던 곳이었다. 그때 든 생각은 철학을 해서 어딜 취업했을까하는 의문이였다. 취업을 위해서였더라면 전공교수님 그중에서도 취업연구실 실장이시던 분 줄을 탔어야했는데 그런 정치를 몰랐다. 알고있는 지금도 사실 돌아간다면 못할게 뻔하고.

"학교 박물관에 꾸준히 나갔던 것은 외로웠기 때문이었다......집단의 이름으로 강제되는 모든 활동을 혐오했다......여하튼 대학 신입생 때의 나는 늘 혼자였다.(31p.)" 돌이켜보면 변명할 거리는 있지만 어찌됐든 난 아웃사이더였다. 영문학과에서는 중국학과 학생인줄 알았고 중국학과에서는 영문학과라 거리감이 있었다. 동아리에선 노래를 곧잘 했지만 어울려 노는 걸 잘 못했다. 신방과 친구들이 주류였어서 그랬나. 지극히 내향적인 성격탓이었을 수도 있다. MT와 공연에 빠지지 않았지만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다. 혼자 밥을 먹고 늘 도서관과 컴퓨터실에서 살다시피했다.

20대때 즐거웠던 기억도 무척 많지만 대학시절을 생각하면 우울이 기억나는건 그 시절이야말로 사서 우울을 탐해도 괜찮은 시절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청춘은 늘 제임스딘처럼 반항과 우울을 동반하는 시절이 있는 거라서? 대학의 교양도 그래서 사서 무용함을 탐해도 좋으리라.

서평단에 뽑아주셨으나 게을러빠져 이제야 읽고쓰므로 @minumsa_books 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민음사 #서평단 #공부의위로 #곽아람 #읽는인간 #글쓰는사람의힘은어디에서오는가 #민음북클럽 #첫독자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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