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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과 고통 속에 있는 당신에게 - 악과 고통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위로
박순용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1월
평점 :
이 책을 손에 넣은 어떤 독자는 악과 고통 가득한 쾌쾌한 골짜기 어딘가에서 간신히 몸을 구푸려 절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라면 적어도 고난이란 커다란 책, 어느 한 페이지 예리한 끝에 손가락을 베인 경험이 있는, 그래서 악과 고통의 문제를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 있는 경험자로 이 책을 집어 들었을 것입니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의 마음은 악과 고통의 문제에 대한 해결과 해답을 갈망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 책에 손을 뻗습니다.
실제로 책에는 음주 운전자의 잘못으로 한순간에 세 가족을 잃은 제럴드 싯처, 어린아이들을 땔감으로 던져 넣는 장면을 목격해야 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엘리 위젤, 촉망되던 25세의 젊은 아들을 잃은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질병으로 자녀를 차례로 모두 잃은 어떤 사람 등. 입에 차마 담기 어려운 고통을 겪은 이웃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성경에서 고난의 대명사쯤으로 여겨지는 욥과 그 어떤 고통과 고난을 다 끌어모아도 비교할 수 없는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
과연 우리는 이런 경험담에 공감하게 되고 위로도 받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지금 이 순간 내가 겪는 문제와 고통이 손톱 밑에서 욱신거리는 바람에 우리는 다시금 자신의 문제에 함몰됩니다. 나의 문제, 나의 환란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머리를 감싸 쥐고 이내 고개를 파묻어 버립니다.
이렇게 우리는 현재 닥친 문제의 고통과 압박에 온 마음을 빼앗깁니다. 실제로 그것은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러한 나머지 그 고통이 내 인생 전체 좌표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을지도요. 어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봅니다. 해봐도 안 될 때, 다른 이는 술이나 약을 의지합니다. 또 누구는 점쟁이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그건 그냥 마취제에 지나지 않습니다. 해결할 능력 없는, 오히려 허무와 또 다른 고통을 불러오는.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못 본 채 하고 참고 견디면 되는 걸까요? 아니면 되는 대로, 살아지는 대로 살면 되는 걸까요? 그러다 보면 좋은 세월이 오려니, 팔자려니 운명이니 하면서...
저자는 고통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만일 그랬더라면’, ‘왜 나인가?’ 하는 의문을 그냥 두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두지 말라고 채근합니다. 피할 수 없는 악과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언제든 닥칠 다양한 모양의 고난과 시련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죽으면 과연 고난이 끝나는 것인지. 저자는 근작 『끝까지 인도하시는 하나님』에 이어,『악과 고통 속에 있는 당신에게』에서 시간과 관심을 가지고 고통의 문제를 사유하고 질문하며 직면하라 권합니다.
저자가 짚어주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 닥친 악과 고통의 문제 그 자체를 넘어, 크신 하나님의 뜻과 목적에 시선을 두게 됩니다.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신음하고 방황하는 나를 불러 하나님의 크고 선하신 사랑과 지혜의 뜻을 엿보게 하며,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긴 고통’을 통해, 성령의 보증이라는 확신의 물을 들이켜게 하여 남은 순례 여정을 갈 수 있게 힘을 북돋아 줍니다.
책을 읽으며 어떤 페이지에서는 나의 현재가 이해받는 것 같아 반갑고 상응하는 위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자가 펼치는 이야기는 어려움을 공감해 주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문제를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가 탄식하며 절규하고, 하나님이 최종의 답이 되신다는 사실을 확인하라고 초대합니다. 저자가 인용한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의 말처럼 고통에는 우리의 죄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책을 손에 잡은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고민하고 기도하며 그것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