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오블리주 - 선의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애덤 파이필드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생존할 권리


전 세계의 어린이들을 향한 '차별 없는 구호'를 위한 단체 유니세프,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 (UNICEF). 이 유니세프에서 15년간 3대 총재를 역임한 제임스 그랜트의 이야기이다. 그가 이루었고, 우리에게 남겨놓은 엄청난 것에 비해 역사에 묻혀버린 그랜트의 삶을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엮어 놓은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떠오르는 강국들에 비해 소외된 저개발국들. 빈곤과 무지로 인해 날마다 4만명의 아이들이 묻히는 땅, 그 땅 위에서 비극을 애도할 새도 없이 남은 이들의 삶을 걱정해야하는 상황. 이러한 세계적 시국에 관심을 두며 어린 시절을 보낸 짐 그랜트는 유니세프의 제 3대 총재가 되어 본인의 아버지 대부터 이어온 신념을 실천하고자 했다.

Yesable 과 Doable 이라는 자신만의 단어를 외치며, 저돌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선장 짐 그랜트였기에 이루어낼 수 있는 성과였다. 무턱대고 그를 따르기엔 힘이 부치는 부하들의 냉소,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유엔의 관료주의들과의 끝없는 갈등 속에서도 자신이 우선시한 가치 앞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이 인상 깊다. 기업이나 나라를 이끄는 리더의 태도와는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을 죽음으로부터 구해내겠다는 도덕적 사명심, 휴머니스트 오블리주에서 비롯된 목표의식이기 아니던가.

어릴적 TV에서 보았던, 기아로 인해 죽어가는 소말리아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 프로그램이 기억난다. 유니세프의 후원활동이었을까. 어쩌면 짐 그랜트의 작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기억에 난 지금도 기부활동을 하고 있으니, 짐 그랜트의 성공사례를 내 자신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휴머니스트 오블리주. 사람이 마땅히 해야할 사명으로서, 또 의사로서, 그랜트의 의지를 묵묵히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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