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가독성이 무척 좋아요. 술술 읽히고 스르륵 몰입되게 만드는 서술인데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설정이 다 제 역할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다 사연이 있고 모든 것이 연관되지만, 그런 식으로 모든 사건과 인물이 연관되어 큰그림이 드러날때 좀 짜릿한 느낌이 들어야 할텐데 좀 심심했던 점이 아쉽네요. 비엘소설과 오락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고 돈 아까울 정도는 결코 아니지만 뭔가 후반부가 제 취향과 안 맞아서 아쉬움이 남나봐요. 무거운 감정소모 없이 기분전환 하고싶은 분들에게는 적극추천합니다. 공이 진짜 매력있거든요. 수의 의뢰뿐만 아니라 다른 의뢰들 해결할때도 시원시원하고 팔색조의 매력이 있어요. 혼자 의젓했던 수에게 공이 24시간 상담원이 되주겠다는 부분 멋졌어요. 나이차가 나지만 그딴거 신경도 안 쓰고 감정 자각하면 직진하는 것도요. 수도 정말 똑똑하고 씩씩하고요. 수의 능력이나 전공지식을 잘 활용해서 좋았어요. 착한 조연들도 좋아. 수는 짝사랑만 해봐서 감정표현을 무서워하고 공은 짝사랑도 안해봤는데 감정적 삽질은 없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좀 아쉬웠던거 같네요. 나 적당한 고구마 좋아하나봐...
군림수라기보단 마이웨이 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생명력도 멘탈도 엄청 튼튼합니다. 사차원이지만. 시점만 달리하는 반복서술이 있긴 하지만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는 설정으로 안정적인 완결이 나서 좀 놀랐어요. 멘탈 약한 알파가 훌쩍이고 있으면 강철멘탈 오메가가 일어나라고 채찍질 하는 내용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이 문장이 맞습니다) 놀랍게도 뭔가 감동 찡한 부분도 있어요.
본편에선 수시점 중심으로 전개돼서 수의 매력에는 충분히 빠져들었지만 공은 좀 속을 알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외전에서 공시점을 볼수 있어서 좋았어요. 무자각상태일 때부터 공의 독점욕이 상당했는데요 '어떤 친구도 막시밀리안 슈미츠와 단둘이 놀러 갈 수는 없었다'니 ㅋㅋㅋ 그리고 관계를 재정의 할때 생각보다 엄청 혼란을 겪었고 그러면서도 엄청 좋아했구나. 현재 시점의 두 사람은 정말 안정적이고 예쁜 부부가 되어있네요. 혼자였다면 과감했을 행동도 서로의 안전을 최우선 하느라 매우 조심스러워지는, 그런 순간들이 정말 부부같았어요. 서로 서운해질 일 없도록 잘 대화하고, 괜히 질투하지도 않고. 마지막 페이지의 마무리가 무척 감동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