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주인공 둘의 심정을 이해는 못 하겠어요 특히 우진이... 그치만 찐한 멜로 드라마 감성으로 그 감성에 취해서 읽다보면 흡인력이 좋고요. 이렇게 섬세하고 은유적인 글은 요즘 찾기 힘들어 내공있는 작가님의 글이 보기 좋았어요. 이게 대체 어떤 식의 사랑인가... 탐탁치 않다가도. 이걸 다 읽고나서 우연히 선우정아의 백년해로를 듣게 되니 이 커플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독자를 설득하는 힘이 있는 이야기였어요. 알 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알기 어렵기도 하고...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저는 후회공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산 거라 이 이야기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는데요. 1권 2권 중반까지만 해도 약간 입덕부정만 하지 우진이 대할때는 꽤 멀쩡해보이는 해경이라서 얘가 어떻게 후회공이 된다는거지? 싶었는데 (물론 애인의 바람상대와 그렇게 만난다는게 이미 정상인은 아니지만요) 2권 후반부터 낌새가 이상하더니 3권에서 제 뒤통수까지 있는힘껏 치면서 정상인 코스프레를 풀더라구요 코스프레 잘하는 소시오패스였어요ㄷㄷㄷㄷ 그래서 저는 더 개연성을 못 느꼈나봐요... 맘에 드는 사람 옆에 두겠다고 저런 짓까지 하는 사람이 어떻게 후회를 하지? 어떻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느끼지? 저렇게까지 당하고 우진이는 어떻게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다시 반했다고 할 수 있지? 알쏭달쏭한 멜로 감성이었어요... 우진이가 다시 해보고 싶다고 하고 해경이도 딴사람이 된양 우진이한테 잘해주니 뭐 둘이 좋다면야... 하는 미심쩍은 심정. 해경이의 본질은 변하지 않겠죠. 그건 우진이도 알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사랑한다고 하는건.... 아 계속 같은 말 반복하네. 그래서 후회공으로서는 불만족. 수에게 미안하기보단 게임공략 선택지를 잘못 고른걸 후회하는 듯한 느낌.
총평. 위기-절정까지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결말은 조금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글 전체의 완성도는 좋아요.
사족. 정말로 사족이지만 얘네 사이에 양다리 걸친 여친의 심정이 궁금했습니다. 이런 요소도 요즘 작품에선 찾기 힘든, 오랜만이라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