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 [라르고] 슈가 도그 라이프
요리코 지음 / ㈜조은세상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님 그림을 정말 잘 그리시네요! 특히 손... 손이 너무 예뻐요. 몸 라인도 예쁘고. 스토리도 재밌고. 딱 적당하게 풋풋하고 귀여운 연애의 기승전결이 완벽해요. 공수 둘다 강아지 같아요ㅎㅎ 대형견과 소형견 같아서 귀여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이름은 루시 바턴>에서부터 호평을 전해 듣고 관심을 두던 작가였다. 출판사 이벤트 덕에 서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편하게 수록 단편 '엄마 없는 아이'를 맛보기 할 수 있었다.


간략한 책소개로 미리 접한 주인공 올리브의 인상은 무뚝뚝하고 서툰 노년이었다. 그런 주인공이 사이가 어색한 아들과 오랜만에 만난다. 3년만에 보는 아들 내외는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다. 아들은 더이상 젊지 않고, 흰머리가 나기까지 했다! 며느리는 아들과 세번째 결혼을 하는 딸린 자식까지 있는 여자였다. 올리브는 며느리가 성에 차지 않기만 하다. 손자들도 낯을 가리느라 말이 없고, 막내 손자인 리틀 헨리는 그녀의 죽은 남편 헨리를 전혀 닮지 않았다. 그래도 아들과 단둘이 이야기 하는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아들의 시답잖은 이야기라도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되었다. 


못마땅하기만 하던 며느리도, 그녀의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안쓰럽다. 그녀는 엄마를 잃은 중년의 아이였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올리브는 조금 너그러워졌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올리브와 그녀 사이에 짧은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며느리 앤은 말한다, "이따금 나는 엄마 없는 아이처럼 느껴져요. 저는 늘 그렇게 느꼈어요."


앤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왜 진작 하지 않았냐는 올리브의 말에 아들은 이렇게 답한다. "앤의 어머니는 엉망진창이었어요. 그러니까 뭐."


이 부분의 대화가 이 단편의 백미였다고 본다. 아들은 앤의 어머니를 '있으나 없으나 별 영향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고, 내심 자신의 어머니(올리브)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나도 저애(앤) 인생에 어떤 일어나는지 알고 싶다"는 올리브의 말에 갑자기 왜 그런게 궁금하냐고 어리둥절해 하며 묻는 말에서. 


아들에게도 앤에게도, '어머니'라는 존재의 영향력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아들에게 터뜨린 진실, 올리브는 남자친구 잭과 결혼하기로 했다. 


아들이 혼란스러워 하며 결혼은 왜 하냐고 묻자, 올리브는 습관적으로 선을 긋는 듯 말한다. "하건 안 하건 너한테 무슨 차이가 있니?" 아들은 이런 얘기를 하려고 우릴 초대한 거냐고 묻는다. 올리브는 '초대'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너는 내 아들이고 여긴 네 집인데." 하지만 아들은 말한다 "여긴 제 집이 아니에요." 


이야기의 시작에서 올리브가 집을 정리하던 때, 올리브는 자신의 과거를 정리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집은 올리브만의 것이 아니었다. 아들의 추억도 남아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것을 혼자 정리한 순간, 올리브는 벌써 아들을 집을 떠난 사람으로 치부한 셈이었다.


올리브 자신도 알아채지 못한 자신의 행동의 의미, 그 행동이 아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아직 올리브는 깨닫지 못한 채 아들과 올리브의 남자친구 잭이 만나게 된다. 잭에게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 아들을 나무라지만 아들은 거세게 받아치고, 그순간 올리브는 자신이 아들을 오랫동안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그런 아들에게 호통치는건 며느리의 역할. 그리고 며느리의 그 모습에서 올리브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들 내외는 다시 그들의 집으로 돌아가고, 며칠간 아들과 사이를 되돌려보려 한 노력은 그녀가 리틀 헨리에게 떠준 빨간 목도리가 카우치 밑에 뒹구는 것으로 결론난다. 그리고 며칠간의 시간은 아픈 깨달음으로 올리브의 가슴을 찌르고 지나간다. 그것을 서술하는 마지막 몇 장이 묵직했다. 


이 짧은 이야기에도 서툴고 완전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다양한 면면들이 담겨 있었다. 엄마도 아들이 낯설어질 때, 며느리도 낯선 사람일 뿐이라 어색하고, 손자와도 어색할 때. 그럼에도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며 마음이 열릴 때. 부모는 사이를 되돌리거나, 가까워지고 싶어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예전에 애써 손을 뻗다가 지쳐, 그 손을 떨군지 오래라는 것을 깨닫는 때. 부모 쪽이든 아이 쪽이든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올리브의 아들 크리스토퍼나, 며느리인 앤이나 엄마 없는 아이였다. 이야기의 제목은 그런 의미였다. 올리브는 아들에게 예의, 배려, 체면, 염치를 가르쳤을지는 몰라도 아이에게 따뜻하고 끈끈한 사랑은 주지 못했다. 아마도 올리브는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해서 그녀의 아들도 싹싹하고 예의바른 사람이 되길 바란 것 같다. 하지만 그것만을 강조하는 바람에 놓친 다른 것. 그에게 따뜻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했다는 것. 나이가 들어서야 자녀들에게 좀더 너그럽지 못했던 것이 후회되는 마음. 


제목의 의미를 알게됨과 함께 올리브가 더 궁금해졌다. 내가 아들을 엄마 없는 아이로 키웠구나, 라고 깨달은 그녀가 이전에는 어떤 사람이었을지. 한 번도 욕을 하지 않았다던 올리브의 남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들과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잭과는 어떻게 만나서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이 뒤에 올리브에게는 또 무슨 일들이,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조금 씁쓸한 맛으로 끝난 이야기라서 책의 다음장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더 궁금해진다.  


작가가 글을 엮어내는 솜씨에도 감탄했다. 이미 멀어진 사이의 어색함을 드러내는 장면들, 주인공의 단점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장면들, 하나의 단편으로서 완결성을 가지는 결말, 정말로 어딘가에 이뤄지고 있을 법한 대화를 써내는 내공이 놀라웠다. 이런 소설이라면, 세월이 지나고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상이 들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0
오라시오 키로가 지음, 엄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만큼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을까. 아니 사실 사랑뿐만 아니라 죽음도 자연도 인간의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이 광기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나, 광기에 빠진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없을 테다. 그러나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만큼 호기심이 자극되고 흥미를 느끼며 때로는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다만 느끼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책에 실린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광기와 죽음이 동반되는 이야기다. 일견 풋풋했던 첫사랑의 회고록처럼 보이는 사랑의 계절조차 순수한 사랑이 쇠락하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공포를 읽어낼 수 있으며,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그 남자의 사랑은 광기에 가까웠다. 부모의 반대에 부딪힌 갈등 상황에 끼인 그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고 목가시의 아름다운 분위기에 젖은 채 순수한 사랑의 즐거움만을 탐닉하고 있을 뿐이었다. 재회한 후에도 그는 자신의 순수한 사랑이 무너져내렸다는 비극에 잠겨있을 뿐 어디에도 그녀에 대한 사랑은 남아있지 않다. 예전에도 지금에도 그는 그녀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알기에 그녀는 눈물 흘린다. 그가 홀로 지껄이는 사랑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광기나 마찬가지였을 테다.

사랑의 계절’에서 남자 혼자 낙원에 있었다면 엘 솔리타리오에서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지옥에 살고 있다. ‘목 잘린 닭에서는 정상적인사랑으로 시작된 관계도 불행 앞에서는 무너지고야 만다. 사랑이 서로 헐뜯는 광기로 변질되고 사랑의 결실(아이들)도 미쳐버려 파국에 이르고 만다. ‘사랑이라 일컬어지는 욕구에는 누군가의 죽음도 합리화할 수 있는 추악한 이기심도 있고(‘음울한 눈동자’), 제손으로 사랑을 망가뜨리고 나서야 애틋해지는 기묘한 마음도 있다(‘이졸데의 죽음’). 건전하고 이상적인 사랑과는 한참 거리가 먼,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사랑에는 늘 도사리고 있는 사랑의 추한 면들을 직시하게 한다. 나라도 그런 추한 면을 마주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또한 굳이 사랑이 변질되지 않더라도 나를 사랑해주고 돌보아주는 것이 죽어버릴 수도 있다는 공포, 그리하여 세상에 덩그러니 버려질 수 있다는 공포는 늘 함께하지 않던가(‘일사병’).

바로 그 죽음에 대한 공포. 죽음은 늘 곁에 존재하고 있다는 공포를 작가는 거듭 말한다.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자연의 압도적인 생명력 탓에 아이러니하게도 죽어가며 (‘표류’, ‘일사병’, ‘천연 꿀’), 죽음의 징조를 인간은 알아채지 못해도 죽음은 무섭게도 착실하게 다가오고 있다(‘일사병’). 그리고 꼭 자연이 아니라도 죽음에 대한 불안 자체가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사람들을 자살하게 만드는 배’). 그 이야기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오히려 이미 내 존재가 사라진 것처럼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이었다.

벗어나고자 하면 오히려 악화되는 무서운 이야기는 내 손으로 만든 지옥도 마찬가지다. 재난 같은 불행을 겪고 고통과 불안,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마약에 도피해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 숨어도, 숨이 붙어 육체가 살아있는 이상 인간은 그 지옥에서도 빠져나오고야 만다. 코카인이라는 지옥의 지배자마저도 미쳐날뛰는 그의 고통과 불안, 공포, 절망의 고삐를 놓쳐버리니 (“그런 지옥조차 나를 완전히 집어삼키지 못했다면 대체 뭘 위해 살아야 하는 거냐고요”) 그런 고난들에서 살아서는 벗어날 수 없다고 좌절하게 되고, 차라리 죽자고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독자는 고통, 절망, 공포, 불안에서 살아서는 벗어날 수 없다면 차라리 삶과 함께 하는 것임을 겸허히 인정해야 하는 아이러니함을 깨달을 수도 있다. 사랑, 광기, 죽음은 불청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동반자이며, 삶의 또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단편의 모든 이야기는 혼란만을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그 숨은 동반자를 내가 마주하도록 소개시켜주는 역할을 맡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황금 사과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세계문학단편선에서 출간됐던 것과 똑같은 내용이네요. 리커버라고 해야할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세트] 세계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 (총6권/완결)
김휘빈 지음, 가지구이 그림 / 슈가벨벳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 사랑밖에 없죠. 로판이잖아요. 로맨스의 판타지를 논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거 왜 대여로 샀죠ㅠㅠㅠㅠㅠㅠㅠ 두 번 돈 쓰네. 작가님에게 공덕을 쌓는 걸로...

이곳은 현실의 제약에서 유리되어 로맨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판타지입니다. 세계관의 개연성은 제가 자세히 안 봤지만 현대용어나 개념이 막 등장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로맨스가 보고싶은 거라면 적극추천합니다. 

여자 주인공인 판타지가 로판으로 퉁쳐지긴 하지만 정작 로맨스가 제대로 다뤄지는 이야기는 찾기 드물잖아요. 있어도 뭐랄까... 전형적인 로맨스 도식을 답습한달까... 존나쎈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사랑해주는 그런... 아니면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한 뒤의 보상처럼 남자가 따라오거나(이것도나쁘진않지만). 가끔은 현실이 아닌 판타지를 배경으로 로맨스라는 것을 제대로 파고드는 이런 이야기가 있어 좋네요. 그리고 역하렘인데 주인공이 수동적인 게 아니라 정말 열심히 따...먹고 다닌다는게 재밌었어요.

 

캐릭터에 대한 스포없이 보면 더 재밌을 거예요. 제가 그랬거든요. 아니 얘가 이렇게 비중이 높다니! 아니 얘가 이런 애였어?! 하는 놀라움이 여럿 있었습니다. 

 

1권 시작에서 헤지아나와 독자는 "아니 그거 너무 억지 아닌가요?!"라는 비슷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몰입해있고 납득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 읽고 나면 신의 의도란 결국 나가서 연애라도 좀 하라고, 사람과 사람의 깊은 사귐을 하라고 딸내미 엉덩이 들고 차는 엄마 같기도 하고... 사실 폭탄완벽회피가능 이라는 보장만 있다면 하고싶거든요 연애. 사람과 사람의 깊은 사귐.


그 "사람과 사람의 깊은 사귐"의 형태가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모두 육체적 관계가 동반되긴 하지만 심리적 관계는 전형적인 배타적 연애관계와는 달라서 그게 재밌어요. 캐릭터마다 엮이는 이야기 자체도 재밌고요.

 

호불호 갈릴 포인트: 섹드립 수위가 좀 쎄고요. 지배-피지배 관계성이 있고요. 캐릭터 중 하나의 과거사가 심하게 피폐하고요. 정치적 배경 설명이 복잡한데 솔직히 대충 넘겨봤어요 죄송해요 작가님 하지만 빠르게 1회독 하고서 2회독 하면 더 이해도가 높아지는게 인지상정이니... 그리고 캐릭터의 과거 연애사가 자세하게 나오는 경우가 하나.

 

(개인블로그에 더 자세한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 도용 아니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