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기억 -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이태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장의 기억: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 되는가>의 저자는 자본시장 전문기자로서 10여 년의 취재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 시장경제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다른 누구보다도 이렇게 자세하고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자로서 일하며 얻은 자료들과 인맥, 그리고 무엇보다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일제강점기의 쌀 선물시장에서 시작해 2020년 오늘날 제로금리에 도달하기까지 대서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 내용인 시장은 기억하지만 우리는 매번 잊어버린 역사 속 생존 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해 도표를 먼저 보았더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20세기 중반에는 파동이라는 단어와 조치라는 단어가, 21세기에 들어서는 광풍, 열풍이라는 단어와 몰락, 붕괴, 폭락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였다. 단어 내용이나 어감 상 파동광풍, 열풍, ‘조치몰락, 붕괴, 폭락에 매칭이 된다. , 100년도 채 안된 시장의 역사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써 2번이나 반복되었다는 것을 뜻하고, 저자는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우리나라 자본시장에는 독특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바로 투기이다. 해외에서도 투기는 일어나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그 기세가 강하다고 말한다. 무언가 이득이 생길 것 같은 기회가 보이면 모든 신경을 그 곳에 쏟아 붓는다. 그리고 그 열기는 전염되어 민족 모두가 동참하게 된다. 20세기 중반에 있었던 파동이라 불리는 현상에서도 그 같은 민족성 때문에 생겨난 일이고, 광풍도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런 민족성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 이외의 상황에서 본다면 이 같은 성격은 민족을 결집시키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성격 때문에 자본시장에서의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투기라는 것은 결국 도박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잘되면 대박이지만, 잘못되면 생활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러시안 룰렛이다. 앞서 말했듯이 자본 시장은 반복되고 있다. 투기의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역사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배운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배울만한 점은 가져와 시대에 맞게 고쳐 쓰기도 한다. 자본 시장 역시 똑같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통해 산업의 흥망성쇠, 시장의 과열과 규제, 돈의 흐름을 배우고 잘못된 부분은 답습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좋은 점들을 시대에 맞게 고쳐 쓴다면, 미래에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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