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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객은 당신의 한마디에 지갑을 연다 - 코로나 시대, 멈춘 매출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비법
남윤용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1년 5월
평점 :
나는 열정과 전략 중에 한 단어를 고르라면 열정을 고른다.
나는 타인과 나 중에 한 단어를 고르라면 나를 고른다.
그런 나이기에 내가 쓰는 글과 내 메세지는 거의 늘 나의 열정을 담아낸 결과였다. 내가 타협하지 못한 것은 '어떻게 하면 타인의 관점에서 나의 의견을 조명할까?'였다. 고집이 셌던 나는 내 열정과 내 메세지만으로도 힘을 가질거라 믿었고 그렇게했는데도 설득하지 못하면 그건 상대의 받아들임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책을 쓸 때도 그랬고 조직을 운영할 때도 그랬다. 그것이 내 한계였다.
이번 책, <결국 고객은 당신의 한마디에 지갑을 연다>의 프롤로그 첫 문장은 '진실한 말로 고객에게 올인하라'이다. 나와 정면으로 맞서는 문장이다. 나는 내게는 올인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에게 올인이라니......내가 아닌 상대에게 올인하는 것에 나는 진심일 수 있을까? 머리로 알아져도 그것이 가슴에서 나올 수 있을까? 이번 독서에서만큼은 이 메세지를 수용하고 싶었다. 부동산에서도 하는 말이 있다. 가격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가장 정확한 것이 '가격'이다. 매출과 성과, 가격이 곧 그것의 값어치이자 가치이다. 가치있는 것이라 주장하기 이전에 사람들이 공감하면 그것은 저절로 가치를 찾아간다.
나는 상태를 점검받거나 내 성과물에 대해 평가받는 것에 매우 익숙치않다. 회사에서 매출과 방송에서의 시청률, 시장에서의 판매율 등은 내게는 낯선 단어다. 그러나 남윤용저자는 고객으로부터 마케팅의 모든 것을 배웠다고 할 정도로 현장에서 뛴 장본인이다. 28년차 회사 생활 속에서 대한민국 내에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성과부진한 매장들을 지역 1등 점포로 만든 마케팅의 달인이다. 매출과 고객의 소리에 그는 민감했다. 매출이 부진할 경우 대책 마련을 통해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제공하거나 앤션플랜 수립,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그에게 있어 고객의 소리는 문제해결의 열쇠였을 것이다. 그렇게해서 그가 얻어낸 판매 전략은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일에 빠졌다. 인맥에 의존하는 소극적 판매 전략을 넘어섰다. 실력을 키웠다. 열심히 하기 이전에 제대로 목표설정을 했다.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지양하고 기본에 충실했다. 현명하고 요구사항이 많은 '요즈음의 고객'에게 집중했다. 판매하고 있는 상품에 대해 완벽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고객을 배려하는 마인드를 잊지 않았다. 고객을 찾지 않고 그들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그 방법은 고객에게 진정성있는 가치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똑똑한 고객을 내편으로 만들어 마케팅에 도움을 얻어냈다. 고객의 말에 답이 있다고 믿었다.
구체적으로 고객이 사게 만드는 말하기 8원칙에 대해서도 언급한 부분이 있어 그것을 옮겨본다.
귀에 쏙 들어오게 쉽게 말하기, 망설일 틈없이 딱 결정해주기, 약점을 장점으로 변환해 말하기, 더 잘 팔리도록 소통하고 공감하기, 나의 경험을 곁들여서 설명하기, 이슈를 찾아 타이밍에 맞는 판매 화술 구사하기, 고객의 니즈를 간파하는 언어쓰기, 경쟁 상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언어를 쓰기가 바로 그것이다.
읽으면서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영역도 있었지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난해한 부분의 전략들도 있었다. 특히 '나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말했던 내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경쟁 상품과 나의 상품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드러내주기나 더 잘 팔리도록 노력하기, 쉽게 설명하는 말하기, 결정적인 멘트를 구사하기 등은 읽는 것만으로도 내 한계를 자꾸 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이 세상에 나의 결과물들을 드러내고 공감받고 쓰임받기를 원한다면 나는 이 역시도 넘어 이겨내야할 허들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고 책을 내고 삶과 언어로 영향력을 넓히기를 소망하는 나는 나의 책이 어떻게 고객에게 다가가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해마다 아이들 스무여명의 삶을 지켜주고 가꿔주는 자리의 나는 어떻게 하면 더 만족스러운 관계를 쌓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길목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