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친구가 될 식물을 찾아 주는 식물 사진관 - 포토그래퍼의 반려식물도감
이정현 지음 / 아라크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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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창에 '반려 식물'이라는 검색어를 기입하면 '인테리어'라는 단어가 따라온다. 이제는 식물이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여길 만큼 많은 사람이 집안에서 식물을 키우고 바라보는 일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프다고 말도 못 하는 식물을 키우는 일이란 쉽지 않다. 특히 나처럼 키우던 식물들과 잦은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나에게 딱 맞는 식물이 따로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나와 잘 맞을 것 같은 식물을 누가 콕 집어 알려주기를 바란다. 다시 헤어지지 않을 반려 식물을 만나고 싶은 소망으로 <당신의 친구가 될 식물을 찾아 주는 식물 사진관>을 펼쳤다.

사진을 업으로 하는 작가는 본인을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 식물 초보라고 소개한다. 몇 번의 떠나보냄을 통해 식물과 멀어졌다가 갑자기 식물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꽃집 하는 동생으로부터 독특한 식물을 가져와 찍기 시작했단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그저 보이는 대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관찰의 시간이 먼저 필요하다. 어떤 부분이 예쁘게 나오고 어느 부분이 매혹적으로 나오는지 촘촘하게 살펴야 한다. 작가는 식물을 관찰하며 식물과 다시 가까워졌고 빌려온 식물을 죽이지 않고자 공부하게 되었고 더 많은 식물과 지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처음 만난 식물과 친구가 되는 과정이 다정하고 세심하게 적혀있다. 어린잎 다칠세라 손 조심하고, 환경이 달라져 시달까 봐 노심초사하고, 어여쁜 모습 보여주려고 빛과 배경에도 공들이고,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의 본명을 찾아준다. 저자가 식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글에 넘치도록 가득하다.

잘 자라는 식물이나 잘 죽지 않는 식물을 추천하는 책을 기대했지만 그런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세상 누구도 이런 식물은 이렇게 키워야 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걸 배웠다. 식물은 말하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엄연히 살아있고 나름대로 표현을 한다. 금방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지 않더라고 매일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게 되고 반려 식물에게 맞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나는 식물을 집에 들여놓을 때마다 인터넷에서 새로 가져온 식물의 정보를 알아보곤 했는데, 그 정보가 만사가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받았다. 식물이 아플 때마다 엇갈리는 정보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조언도 내 집의 환경과 나의 성향을 모르기에 아픈 식물에 대해 100% 옳은 처방을 내리기 힘들다고 말이다. 결국 내가 식물을 겪고 경험하면서 천천히 식물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식물에 대한 올바른 애정이 식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담백한 식물 기록기는 내 반려 식물을 생각나게 했고, 나의 무관심을 바로잡아주었고, 매일 바라보고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만의 식물 친구를 새로 찾진 못했지만 내 곁에 있는 존재를 소중하게 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독특하고 다양한 식물이 궁금한 분께,

담백한 식물 사진에서 식물의 매력을 발견하고 싶은 분께,

식물 초보라서 식물 키우기가 두려운 분께,

식물을 좋아하는 모든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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