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외국어 하기 딱 좋은 나이
아오야마 미나미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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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이면 직장에서 은퇴할 나이이다. 나의 어머니도 60 초반에 정년퇴직하셨고 만 65세 이상이면 나라에서 경로우대증을 받는다. 그러기에 60대는 뭔가 새로 시작하기 보다 이루어 놓은 것으로 즐기는 시기이며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시기라고 생각해왔다. 새 언어를 배우는 일은 상상도 못했다. 과학적 이론으로는 미친 짓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60, 외국어 하기 딱 좋은 나이>의 저자 아오야마 미나미 작가는 60의 나이에 그 미친 짓을 감행했다. 어떻게 그 나이에 외국어에 도전했을까. 그 과정이 궁금했다.

아오야마 미나미 작가는 미국 소설을 번역하면서 미국 소설에 그려진 멕시코의 인상적인 모습에 매료되어 스페인어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 소설의 끝자락에 여운을 남기며 멕시코로 떠나는 주인공의 모습이 그를 멕시코로 이끈 것이다. 그렇게 나이 60이 되어 안식년을 받자 스페인어를 배우러 멕시코로 떠난다. 

스페인어에 대한 저자의 열정에는 나이와 체력이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스페인어 정복 이야기에는 나이 때문에 힘들어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여느 어학생처럼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멕시코 생활기가 들어있을 뿐이었다. 일본어처럼 들려서 홈스테이 자매가 일본 음식을 할 줄 아는 줄 알았다거나 골목을 누비며 큰 소리로 외치는 물장수와 아이스크림 장수 가 있다는 것 혹은 멕시코에서 쓰는 스페인어가 스페인에서 쓰는 스페인보다 배우기 쉽다는 사실 등 멕시코나 스페인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로 말이다.

'나이'를 극복하고 외국어를 습득하는 노하우나 나이로 인해 외국어를 배우면서 힘들었던 점 등 나이와 관련된 에세이 일 줄 알았는데 스페인어 어학연수 에세이라서 살짝 아쉬웠다. 그러나 나도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했다. 

이 책은

뭔가에 빠진다는 건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이란 것,

못 해도 자신감을 가지고 부딪혀야 외국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

배우고 금세 잊어버리게 되어도 기록으로 남기면 공부한 내용이 정리되고 다시 찾아보기 쉽다는 것

외국어를 배우는 데엔 나이는 상관없다는 걸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문법을 하나하나 따져 가며 차근차근 배우는 것만이 외국어 학습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p.40


"언어를 습득 중인 아이들은 가끔씩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단어를 잘못 말한다는 것은 언어를 열심히 습득 중이라는 증거인 셈이기도 하다."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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