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어린 왕자 (한글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7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미정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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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은 적이 있었던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설마 읽어본 적이 없는건가? 싶을 정도로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내용을 처음 보는 것 같다.
여우와의 대화는 워낙 유명한 구절이다보니 익숙하고 나머지 내용은 모르는 것 같다. 분명 보아뱀 얘기는 읽은 것 같은데 정말... 난 여태 책을 어떻게 읽어온 것인지를 모르겠다.
어린 왕자가 바라보는 어른 들은 참 내가 봐도 별로다. 문제는 그 별로인 사람들의 모습을 나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것 하나에도 행복하고 기뻐하고 감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삶이 어디 그러한가. 작은 것 하나에 기뻐하긴 힘든데 작은 것 하나에 힘들고 슬퍼하긴 참 쉽다.
지금 29살의 나이에 읽은 어린왕자는 참 부러운 아이다. 순수함을 간직한채 자신이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한 모습이 부러우면서도 난 저렇게 될 수는 없지 라는 생각이 씁쓸하다. 어린아이의 순수함이란 어떤 것일지 그것도 모르겠다. 나의 순수함은 언제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생각할 점이 많아 이 짧은 이야기가 이렇게 유명한가보다. 다음에 또 읽어보면 느낌은 또 다르겠지. 다음에는 씁쓸함보다는 기분좋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오직 하나뿐인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수백만개의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거에요. 그는 마음속으로 `내가 사랑하는 꽃이 저 별 어딘가에 있겠지...`생각할 테니까요. 하지만 불행하게도 양이 그 꽃을 먹어 버린다면 그에게는 세상의 모든 별이 빛을 잃어버린 기분일 거라고요! 그런데도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요?

지금 너는 나에게 수많은 아이와 다름없는 작은 소년에 지나지 않아. 난 네기 필요하지 않고, 물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지. 나도 너에게 수많은 여우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는거야. 나한테 너라는 존재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 거고, 너한테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되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늘 지루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많이 달라질 거야. 그러면 수많은 발소리 중에 네 발소리를 구별하게 될 거야. 다른 소리는 나를 땅속 깊이 숨게 하지만, 네 발소리는 마치 음악 소리처럼 나를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좋아하지 않아. 밀은 나에게 아무 필요가 없거든. 그래서 밀밭을 바라봐도 나는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어. 그건 슬픈 일이지. 하지만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지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은 내게 아주 근사한 광경으로 보일거야. 밀밭이 황금물결을 이룰 때 네가 기억날 테니까. 그러면 나는 밀밭을 스쳐 지나는 바람 소리 마저도 사랑하게 될거야.

매일 같은 시각에 오는 게 좋을 거야. 만일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4시가 가까워질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마침내 4시가 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그러면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돼. 그런데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잖아. 그래서 의식이 필요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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