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도 아플 때가 있다 - 강아지 전문 수의사의 50가지 홈 케어 가이드
고바야시 도요카즈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7년 6월
평점 :
어려서부터 개와 함께 살았다.
그때만 해도 개는 개답게 키워야 한다고 목줄을 해서 묶어 두고 키웠다.
밥주고 똥사면 치워주고 그저 집을 지키기 위해 키웠던 시절이 있다.
개를 좋아했지만 부모님이 그렇게 키우시니 당연히 그렇게 키우는게 맞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믹스견을 키우고 이사를 하면서 방에서 같이 살기 시작하면서 부터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믹스견의 이름은 아지.
아지도 처음에는 다른 개들과 다르지 않게 키웠지만 이사를 하면서 그렇게 키울 수 없는 형편이 되면서 운좋게 방으로 입성하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아무래도 살을 부비고 같이 자고 같이 먹다 보니 더 깊은 정이 들었다.
아지가 첫 반려견이 된 것이다.
반려견의 의미가 얼마나 큰 줄 그때 알았다.
집에서는 늘 함께였다. 잘때도 그렇고 먹을때도 늘 옆에 있었다.
그렇게 십년 넘게 같이 살던 아지의 이상증상을 너무 늦게 알았다.
가슴에 혹같은게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유선종양.
정말 가슴 아픈 소식이 였다.
수술비용도 만만치 않고, 종양이 악성인지 얼마나 퍼졌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어렵게 수술을 했지만 며칠만에 아지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가게 되었다.
아지는 아픈 손가락이다.
나의 무지와 무관심이 아지를 그렇게 만든거 같다는 죄책감이 컸다.
십년 조금 넘는 삶의 무게가 나에게는 너무나 컸다.
아지의 빈자리는 나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렇게 더 이상의 반려견은 없다고 생각할때 다른 반려견이 우리집에 왔다.
그때부터였다.
반려견에 대해 좀 더 알아겠다고 생각했다.
아지를 그렇게 보내고 별이만큼은 아프지 않게, 사람보다 짧은 생이지만 건강하게 살게해주고 싶었다.
이런 나에게 강아지 전문 수의사의 50가지 홈 케어 가이드 개도 아플때가 있다 제목의 이 책은 좋은 책이되었다.
전문수의사가 쓴 책으로 반려견이 어려서부터 가지면 좋은 습관이나 졀병에 걸린 반려견을 간호나는 방법, 반려견의 임종을 맞이할 때까지의 내용을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10가지 약속이다.
어렵지 않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알 수 있는 것들이고, 당연히 해야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쉽게 스쳐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던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10가지 약속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체중은 어떤지, 걸음걸이는 어떤지 등을 조금 더 자세히 지켜봐야겠다.
그리고 이 책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노견이 되었을 때의 가이드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젊었을때는 건강하지만 노견이 되면 하루하루 달라지고 아픈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떠나보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시기인데 그 시기를 어떻게 할지 알려주고 있다.
반려견이 집에 왔을 때 부터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 남겨진 가족의 고통치유까지 잘 설명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