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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선 - 뱃님 오시는 날
요시무라 아키라 지음, 송영경 옮김 / 북로드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파선 배님 오시는 날은 표지가 인상적이다.
붉은 바탕에 검은색으로 표현된 찢어진 돗대.
표지처럼 이 책은 난파선과 관련된 책이다.
아니 이 책은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느 시대에나 가난한 사람들은 존재하지만 그들 중에서도 더 가난한 사람들은 존재한다.
섬마을 20가구도 채 되지 않은 작은 어촌 마을.
그 곳은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생선을 잡고, 문어를 잡으며 살아가다 장마철이나 겨울이 오면 먹을것을 걱정해야하는 마을.
그러다 안되면 가족 중 건강한 누군가가 다른 집 하인으로 팔려가서 겨우 가족들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그런 마을이다.
이 책의 주인공 이사쿠네 또한 그렇다.
아버지가 고용하인으로 3년동안 팔려가고 어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아버지에게 배운 기술로 아직 어리지만 자신의 몫을 해내면서 말이다.
그러다 마을에 장례를 치르고 거기에 동참할 수 있게된 이사쿠는 이제 자신도 사람의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마을의 장례문화는 조금 특이했다.
죽은 사람이 다른 아이로 태어난다고 믿음으로 가난한 집에 식구가 늘어나는게 부담이어도 유산을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가난한 마을의 슬픔은 아픈 사람을 통해 드러나기도 한다.
죽을꺼라는 생각이 드는 가족에게는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이 마을은 이 마을만의 특이한 의식을 치른다.
뱃님을 부르는 의식.
임산부가 하는 의식과 소금을 굽는 의식.
그 의식은 암초가 많은 바다에서 배가 난파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먹을것이 없는 계절 난파선은 그 마을에 아주 큰 선물이다.
식량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배의 목재들과 집기들은 그들에게 귀한 것이다.
이번에 온 뱃님에는 붉은 옷을 입고 죽은 사람들 뿐이지만 붉은 옷은 귀한 천이라 마을 사람들끼리 나눠 입는다.
그렇게 시작된 마을의 불행.
가난하다는 건 슬픈일이다.
살기위해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을 따랐는데 그것이 불행이 된다.
남의 불행을 부르는 의식을 하고 남의 불행에 먹고 살 걱정을 조금은 덜하게되는 모습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생존의 문제라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