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기담

고시원 기담
전건우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8월

고시원하면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아주 좁은 방에서 누군가는 희망을 꿈꾸고, 누군가는 절망에 몸부림 치는 곳.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겨움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되어주는 곳.
좁은 방이지만 발도 다 못 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 쉼을 주는 곳 말이다.
상권이 죽어가는 변두리 시장 골목에 낡은 고시원 하나가 있다.
원래 이름은 공문고시원이지만 비바람에 0이 날라가 고문고시원이 되어 버린곳.
원래 연탄구이집들이 모여 있던 곳인데 화재가 사람들이 죽고 그 자리에 나이트클럽이 들어왔지만 다시 대형사고가 나고 현재의 고시원이 들어섰다.
첫번째 사장이 죽고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고시원은 그 자리를 잘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상권이 죽어가고 오래된 고시원이다 보니 사람들이 줄어들어 갔다.
고문고시원엔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고 각자의 사연을 갖고 살아간다.
어떤이는 몇년째 준비중인 시험에 지쳐 가던 중 옆방에서 들려오는 노래에 위안을 받는다.
반전이랄면 옆방에는 아무도 살고있지 않다는거.
그곳에 사는 어떤 이는 외국인 노동자다.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힘든 한국생활을 열심히 하던 중 일하던 곳에서 불의의 사고로 믿을 수 없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누군가는 스트레스받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맞는 일을 한다.
자신의 스트레스는 풀길없고 매일같이 맞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던 중 누군가 자신을 상대로 살인 연습을 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뉴스에서 자신에게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람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떤 방 사람은 무술인이지만 취업을 위해 고시원에 들어와 수많은 탈락의 아픔을 겪고 있다.
또 어떤 소녀는 사람을 죽이는 킬러지만 차마 자신보다 어린 소녀를 죽이지는 못하는 경우도 있다.
좁은 고시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잇다보니 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다.
고시원 기담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시원에 살아가는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가 각자 다른 장르로 펼쳐진다.
누군가의 이야기는 공포고, 어떤 이의 이야기는 SF고 어떤 이야기는 무협이다.
솔직히 말해 단편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나름 매력있었다.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본 기분이랄까?
무언가 딱 하나를 골라 읽기 힘들때,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가 생각날때 좋은 책이다.
물론 나오는 이들의 모든 이야기에 공감하는 건 아니지만 공감이 안가는 것보다는 공감가는 부분이 많은건 사실이다.
힘든 현실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몰라 좋았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읽기 좋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