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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나귀
김요한 지음 / 플레로마(Pleroma) / 2016년 5월
평점 :
2016. 7. 29.
<요셉의 나귀> -김요한
여러명의 요셉 중 어떤 요셉의 나귀일까?
제목을 보며 내 머릿 속에 깔린 얕은 지식망으로
뭔가 걸러내려한다.
뭐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로 가져와 연결해야 안심이 되는 연약함..., 또한 내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자동적으로 내보이는 교만함이렸다.
요셉은 우리가 잘 아는 바나바의 본명이다.
소설을 이리 규정해가며 읽는 것은 그것의 개연성을 일갈해버리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등장하는 성경 속 인물은 바나바와 그의 조카 마가,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 예수님, 나사로와 그의 누이들, 구약의 발람,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시 호산나를 외치던 군중들과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전 사역을 목도하며 따라다니던 무리들 등등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던 인물들은 그 몇배이다. 이 소설의 시공간적 좌표가 예수님 사역의 중간점인 예루살렘 입성 바로 전부터 입성까지의 시공간이기때문이다. 한 줄을 잡아당기면 갈릴리 사역부터 예루살렘 입성 후의 사역까지 고구마줄기처럼 딸려나오니 독자의 머릿속, 마음 속 등장인물이 얼마나 많겠는가!
성경 속 이야기는 의인화된 나귀들의 생각과 이야기로 펼쳐진다.
세상을 겪으며 참주인을 알고 그 길과 때를 기다리며 어린 나귀에게도 참주인과 참다운 삶을 전하는 늙은 나귀, 그 이야기 가운데 등장하는 발람의 나귀, 그리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에 쓰임받은 어린 나귀, 또 자신의 일과 처지에서 겸손하게 주어진 일을 감당하는 각각의 나귀들.... 그들은 예수님 사역 당시의 목격자, 관찰자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장소, 또 부활 50일째 성령께서 임하셨던 마가의 다락방을 좀 더 소박하고 친근한 곳으로 그려보게하고, 바울, 바나바와 선교여행을 떠났다 도중하차한 마가의 성장배경을 상상케하며, 성령의 감동으로 마가복음을 썼던 그의 사명과 주님의 마음을 가늠해보게 함도 책을 읽는 내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초대교회의 시작과 발전에 중요한 사명을 지녔던 바나바의 마음 속과 일상, 그리고 됨됨이를 나귀와의 관계 속에서 지켜보는 것도 따뜻하고 흐뭇하다.
그래서 나는....
어떤 사명과 모양으로 동행해야 할까....
사모함을 가꾸며 그 분에게 붙어있으면 된다.
그리하면 그가 만드시고 이루실테니까.
그런데 3인칭 작가 시점이면서
제목을 요셉의 나귀로 택한 이유는
어린 나귀의 쓰임까지를 목도한 나귀가
요셉의 나귀 잇도였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