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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칸타빌레 - 베토벤.브람스와 함께 떠나는 음악 여행
TERRA 기획, 유강호.곽정란 글, 곽정란 사진 / 삼성출판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비엔나 칸타빌레]...
묘한 자력이 느껴지는 멋진 캘리그라피가 눈에 띤다.
그냥 흘려버리기엔 너무나 소중한 이야기들이
내가 보고 경험한 것들을 자극시키고 불러낸 후,
그 기억의 틈 새새로 스스로 녹아들어 시공의 멋진 통합을 이루어내니
현재를 살아가는 내 어깨에 놀랍도록 친밀한 유대감이 번진다.
읽는 내내 내 호기심을 자극하고 충족시키는데 성실했던
지성과 감성을 두루 갖춘 의미 충만한 활자들이 작가의 발길을 쫓아 분주하다가
또박또박 줄을 서며 어느새 친숙한 나레이터의 음성으로 바뀌어 다음 이야기를 펼쳐간다.
근원을 알 수없던 내 호기심과 열망이 환호한다.
요 사이 많은 여행서를 읽었다.
모든 책들이 내 삶과 여행과 감성, 그리고 발걸음을 떼는데 나름의 색깔로 일조한다.
낯선 곳의 거대할 것 같은 선입견에 압도되기보다는 외려 그 곳에 자기 일상을 포함시켜놓고
자신의 깊은 내면의 소리를 기막힌 언어로 떠올려 표현한 책들이 요즘의 대세인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을 그야말로 자기 속이 시원할때까지 명쾌하게 표현하는 작업이
개별화와 주관화를 내세우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름지기 여행서에서 꼭 있어줘야 할 것은 바로 독자에게 주는 객관적 정보인 것 같다.
그 정보는 단순한 여행팁이어도 좋고, 함께 공유할만한 가치를 지닌 객관적인 정보여도 좋다.
[비엔나 칸타빌레]는
두 음악가의 음악과 일상, 사랑에 대해 고증된 귀한 정보를 주고 그 발자취를 따라 다니며
독자 혹은 여행자로 하여금 비로소 마음 놓고 주관적 통합을 시도할 수 있도록
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테마 기행 에세이다.
여행은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의 구석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생명돌기에
일상과는 다른 숨을 불어 넣는 작업으로
일상에 파묻힌 [내]가
내 태초의 핵과 가벼운 솜털의 살아 외침에 귀 기울이게 되는 참된 배려와도 같은 것 아니던가.
참으로 여린 것을 두 손으로 보듬어 품는 모양새로...
하이델베르크 고성 앞에 서서 사알살 끌리는 옷자락을 쥐고
층계를 미끄러지는 여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에서 슬픈 눈의 마리앙트와네트를 느낌,
여인의 뜰과 이방인의 뜰에서 하나님의 헤세드에 젖어보는 일은
모두 잠든 생명을 깨우는 경건한 일이다.
그러나 그 가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의 크기와 양과 깊이, 바로 고 만큼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사실에 기반할 때에
비로소 내 주관적 감동과 외침이 풍성해지고 가치로워진다는 의미에서
여행서 [비엔나 칸타빌레]의 평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