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모른다고 자기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냥 가는거야. 가다보면 강이 나오고 바다도 나오지 않을까?"
귓가에 찰방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가 빗소리를 닮은 음성으로 말했다. 물의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그냥 흐르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해 버린다고. 몸의 70퍼센트가 수분이라는데, 그럼 인간의 삶도 그러할까? 여기저기 휩쓸려 살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해 있으려나? 바림의 입가에힘없는 미소가 지나갔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의 삶에 ‘그냥‘을 붙이지 않는다. 진짜 ‘그냥‘ 사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몸의 대부분이 수분이라지만, 인간이 물처럼 사는 건 어려운일이다.

- 시작하는 이야기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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