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자식들의 빈자리에 찾아온 외로움을 술로 채우다가 돌아가셨다. 이제 자식들은 그와는 다른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 엄마를 보고 싶어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외로움을 말이다. 찾아갈 엄마 집이 없고 엄마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언제나 강하고 언제나 씩씩했던 엄마는 이제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렸다. 고인은 그토록 소중했던 아이들의 마음에 그리움과 함께 그보다 더 큰 죄책감을 남기고 말았다. 행여 아픈 몸 때문에 짐이 될까 조심스러웠던 마음도 긴긴날 쓸쓸함을 이겨내려 마신 술도, 연락하면 혹여나 부담이될까 아이들의 흔적만 바라보던 아픈 배려도 내 눈에는 다 보였다. 떠난 고인도, 남겨진 자식도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힐 듯이 안타까웠다. 누구도 그 끝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면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마음을 전할 일이다. 잘 있겠지 무턱대고 믿지 말고, 자주 연락하면 번거롭겠지 눈치 보지 말고.
- 여전히 사랑해, 엄마 - P45
문득 고인이 주워 온 의자가 생각났다. 쓸모가 없어져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고인에게는 그럴듯한 휴식처로 보였을것이다. 버려진 의자의 쓰임을 다시 찾아 고인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쓰임은 찾지 못한 것 같았다. 병이 재발했어도 의욕을 갖고 치료했으면 얼마든지 나을수 있었을 것이다. 다가오는 시간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면 새로운 시간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버려진 의자가 다시 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처럼 새로운 삶을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본인은 쓰임을 다했다고 절망했을까, 이제 자기 삶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을까. 사회가 정한 가치가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를 좀 더 생각했다면, 술 대신 삶을 찾았다면 조금 덜 아프고 덜 외로웠을 텐데……
-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의 차이 - P102
절박한 생존의 이유가 아니라면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다.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는 지역의 동물들은 오히려 평화롭고 체계적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왜 인간은 점점 더 많은 것에 욕심을 내고, 그것을 얻지 못하면 화를 내는 걸까. 비단 사건 사고만이 아니라 고독사나 자살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발생한다. 남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상실감과 박탈감에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내가 가진 것에서 행복을 찾기를 거부하고 삶의 의지를 쉽게 놓아버린다.
- 우리가 화를 참지 못하는 이유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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