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장대처럼 쏟아지고 바람이 거세게 몰아닥치면 누구도 그것을 뚫고 지나가려 하지 않는다. 잦아들기를 기다리며 잠시 숨을 고른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무조건 부딪혀보라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안도할 수 있는 공간에서 마음을 추스를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하다가 내가 잘하는 일로 도움을 주기로 했다. 바로 정리와 청소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은 대부분 쓰레기 집이고 은둔의 형태로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환기가 필요하다. 자기 안에 꽁꽁 갇혀 어떻게 문을 열고 나와야 할지 모르는 그들에게 내가 작은 바람이나마 되어주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이렇게 또 한 번 출간을 결심했다.
- 프롤로그
남겨진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로 - P14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혹여 같은 마음일지라도 행동은 정반대일 수 있고, 상대를 위한배려가 상처나 깊은 후회를 남기기도 한다.
너무 늦게 도착한 진심에 얼마나 마음 아파해야 할까. 혹시나 가족이 나를 미워할까 싶어서, 나를 불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할까 봐, 짐이 되기 싫어서…. 그런 마음으로 관계를 끊고 피하기만 하다가 뒤늦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확인하게 됐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아도 -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