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짧게는 하루에서부터 길게는 1년 이상을 얼핏 보면 전혀 쓸모없고 필요도 없어 보이는 일들에 골몰하며 실패를 거듭했다. 저런 걸 왜 하나, 저렇게 해서 대체 뭘 얻나 싶은 엉망진창 공부법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한 기쁨을 느꼈다. 그렇게 무엇을 배울지 전혀 알 수 없는 가운데 내 하루와 여러 계절들을 던져 보는 경험에서 나는 더 자주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아니, 이런 거창한 다짐 없이 나는 그저 이 하루를 견디고 살아가기 위해 매일 무수히 작고 소소한 시도들을 했다.

- 예술 대학 가려고 사표까지 냈는데 - P75

엉망진창 얼렁뚱땅 우당탕탕 늘 준비는 되지 않았고, 하는 과정은 시끄러웠으며 결과는 허무하기가 이를 데 없었지만 나는 이를 통해 가볍게 시작하는 법을 배웠다. 무겁고 버겁게 느껴지던 삶의 무게도 많이 덜 수 있었다. 이제 그 엉망진창이었던 행보를 하나씩 펼쳐 보이려 한다. 사소하고 별것 아닌, 심지어 주로 실패로 끝난 에피소드들을 꺼내 보이는것은 ‘시작‘을 망설이는 두려움 많은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힘이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이다. 좀 쓸모없고 엉망진창이면 또 어떤가. 그런 마음에서.

- 예술 대학 가려고 사표까지 냈는데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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