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선배인 척하느라 이렇게 물었다.
"ㅇㅇ씨, 요즘 뭐 힘든 거 없어?"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후배는 솔직하게 답해도 되느냐고 묻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실 선배 때문에 좀 힘들어요."
후배의 얘기인즉, 내가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거였다. 속마음을 들켜서 당황한 나는 아니라고 대충 둘러댔지만 그날 알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짜증스러운 동료, 또라이 상사였겠구나.

- 내 인생의 동료들 - P52

말 걸기와 경청을 통해 비로소 남은 ‘너‘가 된다. 그의 고통에 찬 얼굴을 보고 고통이 밴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그를 외면할 수 없다. 나와 남 사이에는 ‘거리‘만 있지만, 나와 너 사이에는 ‘관계‘가 있다.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나는너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고 다시 안녕을 서로 묻지 않을수 없게 된다.
_『단속사회』

영화를 보다보니 사회학자 엄기호의 『 단속사회』라는 책이 떠올랐다. "쉴 새 없이 접속하고 끊임없이 차단한다"
는 부제를 단 이 책은 ‘편‘은 있지만 ‘곁‘은 없는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 내 인생의 동료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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