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아홉 살 때의 기억이 영원하리라 여긴다. 그때 아이는 모든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중요하고 크고 충만하고 ‘시간‘을 채운다.
마치 나무 주위를 빙빙 돌며 나무를 바라보기라도 하듯 만사가 확실하다.
아이는 시간이 흘러가는 걸, 시간 안에 시간 그 자체가 아닌 어떤 움직임이 있다는 걸 의식한다. 그 즈음 시간은 어떤 움직임이나 흐름이나 바람이 아니라,
차라리 그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기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그 일은 ‘시간‘ 안에서 생명을 지니고 줄곧 살아남아 단단해져서, 마치 나무 주위를 맴돌듯 그 주위를 돌아다닐 수 있게 된다.

로버트 펜 워런 (1905~1989), 『블랙베리 윈터 - P18

열다섯 살 때 삶은 나에게 부정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적시에 항복하는 것은 저항만큼이나 명예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특히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는 말이다.

마야 안젤루 (1928~2014),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 P30

열여섯 살이 된 아이는 고통이 뭔지 안다. 그에게는 이미 고통당한 경험이 있으므로.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 역시 고통당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

장자크루소 (1712~1778), 『에밀』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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