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집은 평평하다. 그래서 균형을 잡으려 한다. 집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는 사람도 물건도 시소에 타고 있는 것처럼 균형을 잡고 살아가려 한다.
아내의 물건이 줄어들면 집이 기울어져 간다. 그러면 어느새 남편도 말없이 정리를 시작한다. 뒤따라 가족들도 정리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정리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순간을 자주 봐왔다.
그래서 꾸짖거나 잔소리하지 않고 그저 잠자코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라는 것이다. 나는 이 방법을 이솝우화「해님과 바람」에서 따와 해님 작전이라고 부른다.
상대방의 태도에 짜증을 내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행동하면 점차 상대방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상대의 장점과 단점을 알게 되고, 그러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또렷이 알게 된다. 이러한 이치는 정리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똑같다.
준페이 씨는 순식간에 바닥에 놓인 물건들을 정리했다. 대부분을 버렸지만 그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준페이씨가 정리를 끝내자 식탁에는 밥그릇에 담긴 갓 지은 밥이 놓였다. 옆에는 4년 묵은 된장으로 만든 두부 된장국이 있다.

- ROOM3 다투는 키친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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