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새벽 기상을 못한 나의 하루가 못마땅한 건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상이 늘 그렇지 않나. 내가 내려놓는 만큼 채워지는 게 있기 마련이니. 이럴 땐 채워지는 것에 마음을 집중하면 된다. 그간 썩 규칙적인 새벽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것, 새벽이 내게 준 마음이다.

내가 새벽의 끈을 잡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 몇 페이지를 읽었다는 기쁨보다, 목표를 발견하는 설렘보다, 내 마음을 정확히 바라보고 알아가고 보듬어가는 시간들에서 받는 위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 위로는 육아에 지친 마음에 단비 같았고 더군다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불안한 상황이었기에 더욱 필요했다.

- 불안한 새벽이어도 괜찮다 - P39

늘 마주하는 일이지만 늘 이 마음은 어렵다. 일을 선택해도 봤고 가정을 선택해도 봤지만 어느 하나 순조롭게 잘 진행되지 않았다. 일에 기울이면 가정이 어수선했고, 가정에 기울이면 일이 삐걱했다. 집에서 일하는 엄마의 고충이 이런 걸까.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게 쉽지 않고 강단 있게 어느 한쪽을 딱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느 하나 정하지 않고 둘 다 끌어안고 가는 건 더 어려운 길이었다. 성격 때문일까 상황 때문일까. 복잡하고 힘든 마음을 잡아주는 건 고요한 새벽의 나 자신 뿐이었다.

- 불안한 새벽이어도 괜찮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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