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읽고서 무슨 일이 있어도 환자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건강과 행복이 최우선이다. 환자와의 관계가 당신에게 해가 된다면 먼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환자에게도, 당신에게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
자기애성 성격 장애를 가진 범죄자 중에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손아귀에 꽉 틀어쥐고 마음대로 부려먹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많다. 힘들었던 인생 경험을 털어놓으며 동정심을 유발한 후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교도소에 여러 번 들락거린 사람들은 현실성 있는 극적인 스토리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끌어온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운다. 그래서 힘들고 아팠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자주 늘어놓는다.
따라서 뭔가 미심쩍다는 기분이 들거든 자신의 직감을 믿고 조심하는 것이 좋다. 그의 고달픈 인생이 불쌍하고,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가 다 사실이라 해도 다분히 의도적일 수 있다. 특히 사연이 너무나 극적이고 이야기를 들은 당신이 충격을 받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환자가 즐기는 것 같다면 그건 100퍼센트 의도적인 고백이다.
환자는 당신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신은 ‘영웅‘이라고, 온갖 무시무시한 일을 다 겪어냈기에 이제는 모두가 그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고 말이다. 그런 이야기에 압도당해 주눅 든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못 믿겠다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환자가 수치심을 못 견디고 격하게 공격할 수도 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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