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번역가를 꿈꾸는 것을 안 마스터는 경력도 제대로 묻지 않고 일본의 출판사를 소개해주었다. 처음에는 하청을 받아서 일했지만, 내 번역이 마음에 든 편집자가 종종 번역 일을 의뢰하게 됐다.
한번은 편집자에게 번역하고 싶은 책이 있다고 과감히 제안했다. 의외로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지난달, 내가 번역한 호주의 동화책이 일본에서 출판됐다. "힘든 시절이길었지만, 이곳에 와서 급전개를 하네." 하고 마크는 말했다. 하지만 그건 아닌지도 모른다. 힘들었던 게 아니라 내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만큼의 시간과 경험이 꼭 필요했을 것이다.

-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 P154

그가 ‘마스터‘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는 이유를 어렴풋이알 것 같았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위해 그는 기점이 되어 사람을 움직인다. 마스터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세상을 비춰보지 못한 빛이 많았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많건 적건 누구나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한자리 잡고 있다.

-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 P159

우리는 1초 앞도 모르는 채 살고 있다. 자기 의지만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대항할 수 없는 것도 맞은편에서 찾아온다. 그럴 때 끝없이 부푸는 불안은 우리에게 무서운 시나리오를 쓰게 한다. 자기가 만든 스토리인데, 마치 누군가가 떠맡긴 미래처럼, 그리고 그것이 이미 정해진것처럼 우리는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에 확실히 있는 것은 호흡하는 나, 웃고 있는 마코, 피어 있는 벚꽃.

- 삼색기의 약속 - P174

"늘 앉으시는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도 있잖아요."


좋아하는 장소에 있는 것, 그것이 힘을 준다.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메리도 마음 편한 곳에서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치료가 될 거라고 나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나도 아무런 경험도 추억도 없는 고급 레스토랑보다 이 가게에 있을 때 훨씬 행복한 기분이 들거든요.

- 러브레터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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