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부시와 가와노 감독은 이상적인 조합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현재 서로 편안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본인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지만) 보인다. 이누부시는 쿨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감독이 짠 프로그램을 착착 소화해간다. 의문이 있으면 물어보고 답을 듣는다. 정말로 곤란할 때는 의논하러 간다. 가와노 감독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할 줄 아는‘ 이누부시를 신뢰하고, 연습 프로그램을 짠다. 가와노 감독은 이론을 쌓고, 이누부시는 자신의 스타일을 지켜간다. 바로 반응하진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는 확실하게 돌아온다. 둘 사이에는 그런 암묵의 이해가 있는 것 같다.


이누부시와 가와노 감독, 둘의 공통점은 야심적이라는 것이다. 혹은 야심적인 꿈을 꾸는 것이다. 그들은 각자 야심을 안고 있다. - P29

이누부시는 몹시 무더운 여름에 3킬로미터 코스를 묵묵히 달렸다. 2시간 15분의 기록뿐이었지만 자신은 시드니에 갈 수 있다고 믿었던 남자. 그것이 이누부시라는 선수이고 인간이다. 흔들림 없는 이미지, 그 이미지를 지탱하는 강한 자부심, 이해가 갈 때까지 스스로를 쥐어짜는 집중력, 꼿꼿한 자립심, 그리고 쿨한 태도 속에 감춰진 소년의 마음. 오랜 동안 같은 꿈을 꿀 수 있었던 힘. 예민한 신경, 어떤 부분에서는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신이 아직 아이infant이다. 그러니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 P33

시드니 올림픽 마지막 날, 그는 어디에 서 있게 될까. 그는 과연 길고 오랜 꿈의 핵심에 다다를 수 있을까? 결과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어느 시점에서 사람의 손을 떠난 문제이니까. 그러나 동시에 결과는 큰 문제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형태가 되어 영원히 남아 경우에 따라서는 그후의 세월을 크게 좌우하게 되기 때문이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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