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입력 값의 산출물이다. 궁금증이나 걱정, 기쁨, 공감 정도로 만들어진 단순한 형태이며 이는 보편적인 데이터 속에서 외부 자극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판단하는 기능일 뿐 정서를 토대로 형성되는 주관적인 기분이 아니다. 내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은 감정이 아닌 정서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며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보편성과는 거리가 멀다. 보편적인 감정은 응당 그렇게 느끼길 바라는 인간의 바람으로, 교육적인 의도로 강요되지만 실제 인간의 감정은 스펙트럼이 넓고 그 정서는 오롯이 당사자만의 것이다. - P20

~ ‘절망을 동반한 슬픔‘ 없이 ‘안정된 슬픔‘으로 닿은 것처럼 보인다. 인간은 이렇게 단계를 마구잡이로 뛰어넘고 순서를 뒤바꾼다. 하지만 이건 위험하다. 거치지 않은 감정은 지나가는 게 아니라 몸에 쌓인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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