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후 일년 반가량은 학교에 하루도 가지 않았다. 부모님은 그날그날 먹을 식량을 구하느라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수수와 밀기울과 콩깻묵을 먹었다. 하지만 어릴 때 우리는 그리한 상황이 고생스럽다든가, 슬프다든가, 더 맛있는 것을 먹고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경험이 없어서 더 나은 삶을 상상할 힘도 없었던것이다. 내일의 운명을 불안하게 느낀 적도 없었다.- 점점 더 모르게 되었다 -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