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행복만 눈 밝게 알아볼 일이 아니었다. 각각의 시기가 다 본더 좋은 시절이다. 만약 20~30대에만 활기와 찬란함이 있고, 40대부터 암울한 현실만 있다거나 60대 이후 은퇴한 뒤부터는 막막한노년만 남아 있다면 세상에 그처럼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의 시기마다 아름답고 귀한 선물은 분산되어 숨어 있다.
돈을 더 벌어 안정을 이룬 뒤, 대출금을 다 갚고 차를 바꾼 뒤, 아이들이 모두 커서 웬만큼 자리를 잡은 뒤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행복은 노래방에서 예약 버튼 누르듯 미리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흘러나오는 선율의 아름다움을 맛볼 줄 아는 능력이다. 봄비 오는 그 밤에 마주친 가족 덕분에나는 내 시절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됐다.
욕심과 마음의 분주함을 멈추고돌아보면 일상은 기적으로 가득하다.
-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다 - P277
우리는 더 자주,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말하고 누릴 필요가 있다. 세상을 향해 소속 증명을 하느라 정작본래의 자신에게선 추방당하는 시간. 그런 세월이 쌓여 일생이됐다고 말하지 않으려 나는 이 책을 썼다. 책에 ‘~하지 않을 권리‘ 못지않게 ‘평소 누리고 싶은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주류를 이루는 가치와 트렌드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위해 과감한 부정도 중요하지만, 지금껏 억눌러 온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것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P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