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홈은 아이슬란드어의 무심한 우아함을 시로(달리 뭐가 있겠는가?)포착해냈다.
에어컨이 켜진 방에서는 이 언어의 문법을
이해할 수 없다.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기계 소리에 부드러운 모음이 묻혀버린다.
하지만 산바람 속에서는 그 모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작은 배의 뱃전을 타고 넘는 험한 바다에서도.
노부인들은 이 언어로 긴 머리를 알 수 있다.
콧노래를 부를 수도, 뜨개질을 할 수도, 팬케이크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언어로 칵테일파티를 할 수는 없다.
손에 술잔을 들고 일어서서 재치 있는 말을 할 수는 없다.
이 언어를 말하려면 앉아야 한다.
이 언어가 너무 무거워서 예의를 차리거나 가벼운 수다를 떨 수가 없다.
일단 문장을 시작하면, 자신이 살아온 삶 전체가
눈앞에 펼쳐진다.
#5.행복은 실패다_아이슬란드 - P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