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상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책상 위에 쌓인 일들이 함께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내가 치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끔히 치워질 수 없음도 안다. 대신 내가 해야 할 일에 몰두함으로써 주변 사물을 지우고, 잡념을 지우고, 마침내 방마저 지워 장소로서 책상과 그에 힘을 불어넣는 고요만 남긴다.- 탈출을 꿈꾸다 : 책상 - P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