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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황제의 밤
류시하 / R / 2015년 9월
평점 :
결코 동시에 뜰 수 없는 해와 달. 달이었기에 일생 고독하고, 달이었기에 일생 감춰졌던 운명.
그러한 달을 사랑한 청초한 여인, 교원.
“이곳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와 다를 바가 없다. 네가 살아남기 위해선 어떤 총애도, 권력도 얻어선 아니 된다. 이것이 내가 너를 두고 가는 이유이며, 멀리하는 이유이니라.”
마침내 태양을 삼킨 밤의 황제는 교교한 위엄을 드높이지만, 오히려 연정은 아스라해진다.
밤의 황제, 황제의 밤. 가득 차오른 달처럼 만개한 꽃송이는 과연 황제의 것이 될 수 있을까.
“그런데 말입니다, 폐하. 새를 데려간 자가 그 새의 주인이 찾을 수 없는 곳에 새를 숨겨버린다면 어찌 될까요?“
“새를 탐내겠다는 뜻입니까?“
“아름다운 새는 누구나 욕심이 나지 않겠습니까?“
“내가 그 주인이라면 말입니다. 새를 탐내는 모든 자를 죽여 버릴 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아끼는 새를 되찾아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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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나왔던 리얼장르 작품들 대부분이 19금에 작가님 성향대로 가는 작품들이라면,
<황제의밤>은 19금 없이도 작가님의 성향을 잘 살리고 완성도 또한 잘 살린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정재헌 성우님이 목소리 출연을 하셨다길래, 누구신가? 하고 잠시 검색을 했다가..
그대로 뒤로뒤로 스텝 밟으면서 얌전히 물러났습니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일 뿐 아니라 목소리로 연기하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계신 아주 멋진 분이셨거든요~ㅋ
게다가 짱구는 못말려의 정훈이와 오수라니~!!!!!!
근데, 외모도 아주..근사하세요~(소곤소곤~ㅋㅋㅋ)
흠, 각설하고요,
1인2역이 부담이 되셨을 텐데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주셔서..
4시간여 분량의 오디오드라마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빨리 들어야 되는데,,,언제까지 기다리지?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작품이라 저도 당황스러웠어요.
사실 리얼 오디오드라마는 차량이동 중에 가장 많이 듣곤 했었는데
다른 일 마무리 짓고 빨리 들어야 겠다고 생각한 작품은 <황제의 밤>이 처음이었거든요.
탄탄한 스토리와 안정적인 연기가 어우러져서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사실 예전에 일본애니메이션에 빠졌을 때 스와베쥰이치 스타일의 목소리를 좋아하거든요.
(특히 07고스트의 프라우..ㅠㅠ)
그런 스타일의 목소리만 찾다가 정재헌 성우님의 목소리를 접하게 되니 뭔가 팡~하고 터지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래도 글로 되어 있는 것을 말로, 또는 상황으로 만들다 보면
뭔가 어색해지고 부족한 느낌이 많이 드는데, <황제의밤>의 경우엔
주인공들이 내면 의중을 직접 속엣말로 잘 표현해 주었기때문인지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많이 오글거린다고 느꼈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황제의밤>은 그런 오글거림도 없었어요.
제가 오디오드라마에 적응이 되어서 그런건지,
성우님들의 연기에 푹 빠져버려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주인공들의 므흣씬이 없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없었던 것이 저의 정신건강에는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19금씬을 아무렇지 않게 들었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멋진 목소리의 두 주인공이 음....므흣씬을 연출했다고 생각을 하니....아우..얼굴이 막 빨개져요.ㅠㅠ
아마 므흣한 장면이 나왔다면 저 숨넘어갔을지도 몰라요.......
19금씬 전혀없이 성우님들의 연기력 만으로도 이러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고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제 동안 들어 본 리얼오디오 드라마 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은 <황제의 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