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은 예쁘다 -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 프롤로그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어떻게 예쁘지 않은데

사랑스러울수가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어렸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랑스럽기가 예쁘기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그리고 생각한다.

내 삶은, 예쁘기 보다 아름답고 향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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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은 예쁘다> 나의 감상평 

 

<응답하라 1997>을 봤을 때도 그랬지만, 나이도 비슷한 서른을 넘긴 주인공과

직업도 똑같은 방송작가로 살고 있는 나로서는

"지극히"를 넘어서 "심하게" 공감되고 반하게 된 책.

 

바쁜 일상 속에서 집에 들어와 털썩 가방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우면,

매트리스가 마치 늪처럼 나를 빨아들이는 경험을 하는데... 책 읽을 여유라고 넉넉할까?

하지만 이 책은 심히 공감되는 저자의 어떤 이야기에 형광펜을 꺼내들고 자세를 고쳐앉아 

단숨에 독파하게했다. 특히나 화장실에 갈때 사색한답시고 책을 들고 들어가는 습관이 있는데,

그 내면의 이유에는 왠지 썰렁하고 냉기가 도는 화장실에 마음만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책과

동행하고 싶다는 마음이 숨어있다. 그런데 이책이 딱 안성맞춤이었다.

 

구질구질하고 정지해버리고 싶고 지금의 길이 맞는 것일까 하는 방황의 나날 속에서

나를 따뜻하게 껴안아주는 듯한 책. 내 상처난 마음을 다독다독 매만져주는 듯한 작품.

심리학 서적처럼 전면에 나서 누군가를 위로하겠다고 작정한 책도 아니지만,

같은 업을 하는 또 한명의 여자이자 동시대를 사는 친구같은 저자의 얘기가 나를 위로했다.

어느날 갑자기 피디에게 잘리거나 단체로 후배들과 짐싸서 나왔다가 손가락 빨며 좌절했던 나날,

그리고 외로워서 술에 취하면 안아달라고 귀여운 주사를 부리는 대목에서...

어찌보면 부끄러운 초상화 같은 그런 대목에서 솔직히 나는 더 많은 위로를 받았다.

잘나가고 잘되고 멋진 커리어우먼들은 현실속에서 많이 본다.

 

제일기획에 다니는 지인이며, 노후까지 빵빵한 공기업인 한전에 다니는 엄친딸이며,

같은 대학 출신으로 회계사가 된 선배며, 후배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공중파

레귤러 프로그램에 알바까지 하는데다 훌륭한 미모로 재벌아들과 결혼까지한 부류까지...

내 주변엔 잘난 사람들이 퍽이나 많다..  그래서 책속에서까지 치열하게 잘난 사람들의

성공기를 보는 것이.. (평소에는 자기계발서에 열을 올리는 나이지만) 요즘에는 어쩐지 꺼려지는

그런 팍팍한 일상이었다. 그런 하루하루 속에서 보물같은 이책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저자가 못났다는 것이 아니다. 그녀역시 작가선배로서 멋진 프로그램을 해왔고

저서도 10권이나 있는 대작가다. 나는 여행에세이 한 번 써보는 것이 평생의 숙원사업인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에게 용기와 위안을 준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가면 1만 5천원에서 2만원 하는 숙박시설에

잠자리와 함께 소박하지만 따뜻한 조식이 포함된다.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내리고, 달걀 두 개를 풀어 계란프라이를 해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여유.

과하거나 비싸지 않지만 소박해서 오히려 좋은 그 정도의 위안.

 

참 많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내가 이러는 게 지금이니까, 그럴만한 나이니까, 여자니까, 프리랜서인 방송작가니까...

그럴만도 하구나 하고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을 좀 더 바라보게 됐달까?

아무튼 나는 넘치는 책장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에
보유한 책들을 모조리 읽어버려야겠다는(!)
그래서 누군가에게 북 크로싱을 해야겠다는 의도로 책읽기에
몰입했고, 그 첫번째 주자로 제목도 표지도 맘에 드는 '서른은 예쁘다'를 집어들었던 거다.

하지만 너무도 많은 부분에 형광펜을 칠했고 밑줄 그은 부분이 많아도 너~~~무 많아진 이 책을,

감히 어떻게 누군가에게 줘버릴 수도 없게 되었다.

결국 도로 내 책장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대신! 나는 든든한 책 한권을 얻었다.

언젠가 또 다시 이 책을 꺼내 화장실로 들어가 볼일이 끝나고도 한참을 변기 위에

앉아있을지 모른다. 팍팍한 일상을 다시 위로받기 위해서...

 

제목처럼 서른도 벌써 삼년이나 훌쩍 넘어버린 "서른셋"의 서울에 사는 싱글 여성으로서!

책처럼 예쁜 서른은 아니나, 그러나 꽤 쓸모있고 삼삼한 인생이라고.

감히 나의 현재를 정의내려본다.

 

아니라고 누군가로부터 항의를 받으면 어떠랴!
나는 진짜 삼삼한 내 인생을 만들기 위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전진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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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힘든 그대들을 위한 추천서

 

p.s : 이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 = 마음둘곳 없는 실연녀와 주체적이지 못한 독신,

노처녀란 소리를 한번 이상 들어본 대한민국 싱글녀. 거기에 직업에 대한 고민까지~

주변인에 대한 시선까지 왕창 신경쓰이고...

'난 지금 뭘하고 있는걸까?' '나는 언제쯤 진정한 인연을 만날까?' 등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하고 외로워하는 그대들이라면 필독!!

 

(참고로 난 같은 방송작가지만, 저자인 김신회 작가님을 단 한번도 직접 뵌 적이 없다.

혹여나 홍보성 글로 오해라도 하실까봐.. 다만 이 책을 쭈욱 읽고나서

그분을 너무나도 알고 싶고 만나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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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빨간실 2014-10-08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갑합니다.. 출처 남기고 퍼가요 ~

퍼간글에도 출처 링크 정확히 달아 뒀습니다 ~

삭제 원하시면 삭제 해 드릴게요

쪽지나 이멜 주세요 ~

http://cafe.naver.com/redthread

에서 왔습니다. 좋은 정보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