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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우에무라 유 지음, 오세웅 옮김 / 북애비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맙소사! 이런 사랑이 있어?!
제2회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흔히 우리가 생각할 법한 젊은 남녀의 코 끝 찡한 절절한 사랑이야기일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을 보기 전엔 러브스토리에 대한 그런 편견을 버리시길.
사실 나는 <수호천사>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엔 근사한 <키다리 아저씨>가 얼핏 떠올랐다.
하지만 주인공은 “살이 쪘다”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잘리고, 가정에서의 지위도 추락할 대로 추락해 그저 부인의 눈치만 살피며 하루 5천원의 용돈으로 근근이 생활을 보내고 있는 50세의 뚱뚱한 중년 아저씨, 스가 게이치. 그는 그만 출근하는 전철 안에서 맞닥뜨린 아름다운 여고생에게 연정을 느끼고 만다!
50대 아저씨와 여고생이라고 해서 “뭐야, 이거 원조교제 아냐?” 혹은 “변태 아냐?”라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편견을 버리시길^^;
50세나 되어서 첫사랑을 느꼈다고 말하는 이 아저씨는 음지에서 소녀를 지키는 수호천사가 되기로 한다.
그리고 그 소녀에게 정말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염세적인 일기에 자신을 찾아달라는 여고생의 블로그. 그를 노리고 덤벼드는 어둠의 자식들...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미스터리, 호러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_-;;
소녀가 위험에 처한 사실을 알게 된 게이치는 타인기피증 환자였던 야마토와 야쿠자 태생의 친구 무라오카와 팀을 이뤄 무슨 일이 있어도 소녀를 지켜내리라 다짐한다.
무슨 조화인지 모를 팀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해진다고 했던가. “어쩔 수 없지.”라는 말로 언제나 포기만 하던 게이치는 소녀에게 변태스토커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갖가지 난관에 악전고투하지만 끝내 납치된 소녀를 구해내고 부인에게 인정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 듯.
유쾌한 소설이다. 소설 자체의 설정도 평범하지 않지만 등장인물 모두가, 엑스트라 마저도 모두 독특한 캐릭터라 그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황당무계한 상황 설정들까지~
결론적으로 게이치 혼자만의 짝사랑일 뿐이라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할 지도 모르겠다. 코믹한 분위기 때문에 사실 순애보로 감정이입이 전혀 안된다.^^;;
하지만 분명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면서 흑심도 대가도 일절 없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 순애보였다.
자신의 계절을 찾은 게이치 아저씨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