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가 빈자들에게 - 프란치스코 교황 잠언집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장혜민 엮음 / 산호와진주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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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이 대한민국을 방문했을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 교황님들과는 다르게 격식을 차리지 않는 소탈함이나 어렵고 힘든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고 그런 인간적인면면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다가가기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싫은 표정짓지 아니하고 눈을 마주치고 따스함을 전달해주었기에 방문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모양이다. 이분의 방문으로 교회는 대략난감이었다고 하고 불교계는 혁신의 계기로 삼는다는 말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무엇이 이처럼 그를 사모하게 만들었을까.

<빈자가 빈자들에게>는 이 나라를 방문한 교황님의 소탈한 모습을 본 이땅 백성들에게 말씀으로 들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제목을 보고는 촌철살인과 같은 이땅의 부자들에게 정치지도자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날렸을 거라 기대하며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생각보다는 다르게 교황이 되기 전에 하셨던 말씀들을 모아 책으로 펴낸것 같다. 모국 아르헨티나라고 하는 단어가 뒤에 나오는 걸로 봐서 미루어추정해볼수 있었다.

세월호가 터진 다음 정치권이 네탓 공방을 벌이며 국회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때 방문하셨기에 혹 그런 정치 상황을 빗대어 한마디 하시지 않을까 그분의 입을 주목했었는데 그런 민감한 말을 직접하진 않으시고 유가족을 만나주시고 손을 마주잡아주시며 눈을 맞춰주시고 그 아픔을 알고 있다는 듯 잊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신다. 이나라를 떠나면서도 그렇게 아픔을 당하고 그 아픔을 품고 이땅의 삶을 살아내야할 그들에게 기도한다며 용기를 심어 주고 가신다.

이 책 또한 민감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기대하며 읽었지만 목사님의 설교와 비슷하면서도 낯선 단어가 나오기때문에 모두를 다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나같은 독자에게 이해될것 같지 않은 단어들에 대하여 부가 설명이 없기 때문에 문장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카톨릭 신자들에게는 다 이해가 잘되겠지만 기독 신자인 나는 말씀에 대한 단어의 표현이 다르기때문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어서 일반인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똑 같이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교황님의 임무를 수행하시기 위해서 어떤 이름을 명명할까 생각할때 성 프란시스의 삶을 닮고자 프란치스코라고 명명한다. 아마도 이땅의 빈자들을 섬기며 살았던 성프란시스의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표현이며 이땅에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이리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들은 많다. 하지만 직접 몸으로 몸소 보여주신 교황님답지 않은 모습에 많은 이들이 관심과 성원을  보여준 것이다. 교황님은 아픔을 당한 누군가의 손을 잡아 주는게 얼마나 쉬운가를 보여주신다. 백마디 말보다 손잡아 일으켜주고 눈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눈맞춰주는 그 시선에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교황님의 잠언집 <빈자가 빈자들에게>는 그렇게 내 마음에 기대를 갖게 했다가 낯선 단어에 한계를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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