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곽효환 지음, 이인 그림 / 교보문고(교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인생이 뭘까. 어떤이는 유행가 가사로 노래하기도 한다. 떠나가는 임 그리워 아쉬움에 후회의 노래를 부른다. 어떤이는 춤으로 인생을 표현하기도 한다. 춤을 모르면 이해가 참 어렵다. 지금까지 참 많은 시와 마주했다. 시대의 아픔을 사랑하는 이가 떠나감에 빗대어 노래하기도 하고 처절한 인생의 역경을 홀로서기로 다가올때도 있었다. 교과서를 통해서 시대를 넘나들며 참 다양한 시인들을 만났지만 정작 시를 쓰라고 하면 난감하단 느낌이 먼저든다. 시인의 마음을 하나의 단어에 함축적으로 표현하기위해 그렇게 부단히도 애쓰는 모습은 삶을 살아가는 내게는 참 표현하기 어려운 분야다. 수필을 쓰라면 쓰겠는데 시를 써보려고 책상에 앉아 고민만하다가 펜을 놓을때가 많다. 시를 읽으면 너무 좋고 행복한데 시를 쓰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느낀다.

벌써 가을이다. 산에는 낙옆이 울긋불긋해져간다는 소식이 들린다. 가을이 가고 있는것이 너무 안타까워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가을향취를 맛보고 싶어서 집을 나선다. 자연의 한자락에 서서 가을을 느끼며 자연의 순리를 알아가는 가을. 이 가을 한편의 좋은 시를 만나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는 시인 곽효환님이 85편의 시의 본인의 시 한편을 포함 86편의 시를 소개한다. 어떤 시인은 시대를 앞서 살았었고 지금은 가고 없지만 시는 남아서 나의 마음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시로 만나 본 시인은 몇 안되지만 그렇지 않은 시인들의 시를 접하면서 시의 매력에 빠져볼 기회가 되었다. 거기에 저자의 시인과 얽힌 사연이나 시에 대한 느낌을 해설하듯이 알려주기 때문에 함축적인 단어에 대해 이해가 불가할때 해설이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시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만약 해설이 없어다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을 친절하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시집을 읽을때 시만 읽었던 틀때문인지 해설이 들어오니 좀 낯설다는 느낌이 들고 시에 대한 온전한 몰입을 저해하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래도 좋다. 시인이 만난 시인들의 시를 시인은 어떻게 느끼는지도 새로운 시도같으니까.

저자의 시 한편에 실린 제목이 이책의 제목이다.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가벼운 만남이 넘쳐난다. 깊은 관계를 원하면서도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인지 만남이 가볍다. 한마디로 쿨하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시에 대한 사상을 머리글에서 드러내는데 시의 대상이 된 대상을 떠나보내야한다고 하는데 사상이 좀 허무적이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끝없는 욕구 앞에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다. 그래서인지 취할려고 하지 떠나보낼려고 하지 않기때문에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대상들은 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대상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견디는 것 또한 인생이고 그 인생을 살아내야할 내가 받아들여할 운명일지도 모른다.

찬바람이 몰려온다. 더 늦기 전에 자연의 한 복판에 서서 보내고 싶지 않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 그 대상을 떠나보내야 한다면 아픔을 가슴에 묻고 서라도 떠나보내야겠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의 이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며 좋은 한편의 시를 읽는 호사를 누리게 한 시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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