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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지난 3주 동안 아들아이가 허벅다리 안쪽이 아프다고 해서 성장통인가 했다. 그런데 잇몸이 부어오르고 열이 나는게 이상해서 동네 병원에 들렀는데 소견서 써줄테니 큰 병원에 가라고 한다. 애엄마가 병원가서 피검사했는데 골수가 정상치보다 엄청 높고 혈소판이 낮아 더 큰 병원에 빨리 입원하라고 야단이다. 애 데리고 서울 큰 병원에 입원시켰다. 일사천리. 다리가 조금 쑤신다고 해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중학교 입학도 못하고 병원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집에는 입고갈 교복이 그대로 걸려 있다. 아침이면 학교 가려고 종종 걸음을 걷는 아이들 사이에 아들아이가 끼어있지 못한걸보는 내 마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건강하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병원생활을 하려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고자 야근도 하며 휴일에도 일하던 나였는데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 보며 위안삼아 열심히 일했건만 순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니 보험하나 든게 없는거다. 매달 나가는 생활비 줄여볼려고 잔소리 헤대던 나였는데...
각종 검사가 시작되었다. 우선 골수검사부터 했다. 치료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원인이 임프성인지 골수성인지부터 파악해본 결과 골수성으로 진단되었고 담당 의사 선생님의 치료 과정과 관련된 상담은 뭔 소린지 귀에 들려오지 않았으나 정리해보면 치료조건이 좋은 상태는 아니란 얘기지만 치료되는 방향으로 항암치료부터 시작하겠다고 하셨다. 오늘 아들아이가 척수검사를 받았고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지만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하게 퇴원하게 되기를 마음을 다해서 기도하는 중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좀더 갖고 싶은 마음을 버릴수가 없다. 옆집 누군가를 비교하게 되고 없는게 있으면 갖고 싶어 안달하게 된다. 특히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더 심한 것 같다. 남자들에게 가장 강한 욕구는 차가 아닐까. 좀더 좋은 차를 몰면서 폼생폼사하는 거.
<오늘 뺄셈>은 더하거나 곱하며 살아가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남보다 앞서기가 아니라 뒤로 물러나서 여유있게 인생을 자조하며 즐기며 바라보는 법을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들어 훈훈함을 전해준다. 이책을 읽으며 아들아이의 입원을 보면서 난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뒤돌아볼 수 있었다. 오늘도 하루중 오전 내내 마음이 아프고 슬퍼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오후에는 일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뭔가 아들아이에게 기적이 일어나는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맛봤다. 견디기 힘든 감정이 몰려와 내 마음을 갈기 갈기 찢기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하실수 있다는 치료의 믿음을 가지고 이시간을 견디는 중이다.
살다보면 손해보고 싶은 마음이 안든다. 이익이 되는 거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겨드는 것처럼 그렇게 사는게 사람 사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한 발 물러나서 내가 가진 것이 사라지더라도 행복을 얻는 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질까.
집에는 딸아이와 나뿐이다. 적막하고 춥다. 따뜻한 사람사는 분위기를 다시 느껴보고 싶다. 치료가 잘 되어서 건강하게 학교도 다니고 행복한 삶을 사는 모습 꼭 보고 싶다.
1차 항암 치료가 중요하다고 한다.
온전한 회복을 위해 기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