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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당신 거예요 -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그대에게
김용신 지음 / 들녘 / 2012년 4월
평점 :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늘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지지만 늘 뒤쳐지고 마는 자격지심이 아닐까. 문득 라디오를 듣다가 익숙한 노래가 나오면 흥얼거리게 되면서도 웬지 신세대 노래를 알아야할것만 같아 딸아이가 들려주는 인기걸그룹의 노래를 듣다보면 뭘말하고 있는지 알수는 없으나 웬지 흥겨워 몸이 들썩거리는 어색함이 느껴진다. 치열하게 산다고 하지만 그런것 같지 않고 그져 현실에 안주하며 쉬지 않고 성실하게 일터로 향하는 나의 아침 풍경은 하나라도 뭔가를 배워야한다며 교육방송에 시사뉴스에 안테나를 맞추며 가게 된다. 누구는 그런 이들을 위해 노래를 틀어주며 사연도 덧붙여 그 먼 옛날에 들었던 익숙한 노래와 팝송으로 향수를 자극하고 그때의 순수했던 때를 추억해보지만 나의 관심은 뭔가 하나라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출퇴근에 맞춰 영어방송을 듣고 시사뉴스를 듣는다.
우리 모두에게는 소중한 오늘이 존재한다.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을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 미래는 당연히 달라지는 것이니까 말이다. <오늘 하루도 당신 거예요>의 저자인 김용신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저자의 목소리는 들어야할것 같아 한두번 주파수를 틀었다가도 잠깐의 틈이 생기면 여지없이 시사프로로 채널을 돌려버리게 되었다. 그만큼 나의 관심이 노래를 듣는게 주가 아닌것도 있지만 어릴적 들었던 라디오의 향수는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전에는 라이브방송을 손꼽아 기다리며 설레여 했는데 그런 즐거움도 어느새 멀어진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CBS 93.9 번호만 누르면 언제든지 들을수 있도록 메모리해두었지만 다른 방송만 듣고 있는 나를 뭐라해도 할말은 없다.
두시간의 생방송 울고 웃고 이야기하고 노래를 듣다보면 어느새 아쉬움의 끝자락인 헤어지는 시간에 마지막 끝인사로 들려준다는 <오늘 하루도 당신 거예요>에는 저자인 김영신 아나운서가 방송을 하다보면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나 방송후기를 적어 두었다가 그것이 모두어져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져 독자들을 만나게 된 책 제목이다. 오늘을 똑같이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허락된 하루.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하루가 누군가에게 그토록 살고싶은 내일이다"라는 말처럼 오늘을 소중하게 살아야할 이유가 되어줄 것이다. 이 끝인사 한마디에 내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히 살아내리라 다짐하는 수많은 애청자들의 고백이 베어있는 것처럼 이 책 속에는 방송과 함께 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고 방송을 통해 옛날에 함께 했던 이들을 다시 만났다거나 저자와 관련된 삶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노래하듯 수놓아져 있는 듯 하다. 직접 대놓고 하기가 쑥스러운 수많은 애청자들의 대리기사로 열심히 수고하는 김용신님. 무슨 노래를 듣고 따라하는지 너무 좋아서 춤이라도 추고 있는듯 실려있는 책표지가 이 책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하다. 책을 읽다가 곰곰히 생각해보았던 내용 "몸의 중심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P.218)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 일까요? 심장?뇌?눈?손?발? 몸의 중심은 아픈 곳이라고 하네요. 아픈 곳에 모든 정신이 쏠리고 아픈 곳을 배려해서 몸이 움직인다고 말이죠. 그럼 세상의 중심은 어디일까요? 세상의 중심도 아픈 곳이라는 거죠. 그러니 세상도 아픈 곳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아픈 사람들을 중심으로 배려하며 움직이는게 마땅하다고 하시는 이시우님의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란 책 제목이 떠올랐었는데 그게 아니라 아픈 사람들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외치는 한마디가 가슴을 울리게 만든다는 걸 알았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잔잔한 호소력이 느껴지는 <오늘 하루도 당신 거예요>. 오늘이라고 하는 공평한 선물을 받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오늘의 소중함을 곱씹어볼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