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이야기
한희철 지음 / 포이에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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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고향은 농촌 지역으로 임가와 박가가 주로 모여사는 농촌 마을로 50여 가구가 옹기 종기 모여 살았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살길을 찾아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지금 그곳을 가보면 모두가 노인이고 모르는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살고 있다. 자라면서 보고 느꼈던 정취는 느낄 수 없었고 멀게만 느껴졌던 학교 가던 길은 차를 몰고 가면 얼마나 가까운지 같은 길을 가면서도 멀다고 느꼈던 정든 길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쉽게 그길을 오갈 수 있다. 옆동네에 교회가 세워졌다. 친척누님의 전도로 교회라는 곳에 가게 되었는데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다. 그곳 목사님은 키도 작은시고 아이도 없었다. 그러다가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맨손으로 교회당도 세우신 분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그곳에 갔었는데 춥긴했지만 전처럼 낯설지만은 않았다. 목사님과 함께 새벽송을 돌며 군부대 장병들이 있는 곳에 가서 커피로 위로하고 노래도 불러준 기억이 새롭기만 했다. 옆동네와 우리동네에서 교회에 다니는 분들이 있었고 중풍으로 한쪽 팔다리가 마비된 아버지도 뒤뚱거리시며 교회를 다녔었는데 교회 장로님이 아버지를 차로 모시고 차로 데려다준다는 소식을 접할때면 사랑의 빚을 진 느낌이었다.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 지금도 그곳에는 목사님이 사역을 하고 계신다. 더 늘지고 않고 줄기만하는 교인들이 있는 곳이 농촌교회의 모습이다.

<작은 교회 이야기>의 저자 한희철 목사님이 사역하던 곳은 단강이란 곳으로 15년 동안 농촌 목회를 한 곳이다. 젊은이들은 자라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만 살던 그 땅에 젊은 전도사님이 사역하며 부대끼고 느꼈던 내용을 주보에 손글씨로 적어 만들었다.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모여 퍼진 삶의 내용들이다. 전에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그곳 주보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낮해밤달이라고 쪽지를 본 적이 있다. 삶의 진솔한 내용과 고민들이 섞여 있어서 많이도 공감이 되고 합본도 구매하여 읽었었다. 그때 단강에서 보낸 주보를 받아보았었더라면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보다 더하지 않았을까. 농촌 목회는 참 어렵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될 일이었고 그걸 묵묵히 해낸 목사님이시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도 가까이 사는 그분들의 삶을 샅샅이 알기에 그 사이에서 고민하며 도우시려는 목사님의 생각이 들어날 수 있었기에 받아본 독자들은 감동 그 자체였을 것이다. 또한 활자로 기록된 것이 아니라 손수 글씨를 써서 채운 내용들이라 더 정겹고 순수하게 다가간 것 같다. 농촌의 형편에 따라 예배시간도 달리하고 섬겼던 나날들. 또다른 부르심이 있었기에 그곳을 떠나게 되었을때 보여준 주민들의 안타까움이 전달되는 것 같았다. 언제 무슨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헌신적으로 그들을 살피고 돌보았던 목사님의 산 기록들이 정돈된 책으로 나왔지만 손글씨가 주는 감동을 다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단강이란 단어가 친숙하게 다가왔고 어쩌면 나와 같은 마음이 들어 단강을 찾아 떠난 이들도 있었나 보다. 단강의 소식이 바다 건너 멀리서도 알고 소식을 전할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고 목사님의 절절한 사연들로 감동을 주던 그곳 단강. 차마 단강을 떠나기가 어려웠지만 부르심을 따라 떠나간 목사님의 삶 지금은 낯선 땅 독일을 지나 부천에서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은 단강을 잊지 못해 그곳을 찾아 도움을 주고 계신다.

도시목회도 어렵다고 한다. 개척교회를 하다가 그만두신 목사님도 여럿 알고 있다. 농촌 목회는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그 일을 하고 있는 목사님들이 있다. 어려운 농촌 목회자를 여러모로 도우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면 마음 한구석이 짠해짐을 느낀다. 아마도 농촌에 살았고 그곳 교회를 접했고 그곳을 떠났지만 그곳만이 나의 고향이요 안식처처럼 느꼈기때문일 것이다. 늘 농촌 교회에 빚진 마음이다. 도시에 살고 있지만 팍팍한 현실을 견디는 힘도 농촌이 뒤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언젠가는 농촌으로 돌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은 죽어 흙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그래서 농촌이란 단어가 더 정겹게 다가오나 보다. 농촌이 살아야 도시가 사는 것인데 더더욱 살기가 어려워지고 농촌 민심이 더 흉흉하니 안따까울 따름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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