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
이림 글.그림 / 가치창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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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최근에 상영된 명탐정 코난 영화를 보면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고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아이가 나온다. 그러던 어느날 코난 친구들이 눈싸움을 하는 소리에 깨어난다.  깨어난 아이이 친구들은 어느새 몰라볼 정도로 훌쩍 커버렸고 기억이 나지 않는 아이는 현실과 과거라는 사건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코난의 도움으로 문제가 풀리는 만화영화다. 봄 가을에 나오는  내용과 조금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에서는 육체는 그대로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 한결이와 동일한 학년으로 인정받고 같은 반 친구가 되어 봄이라고 하는 여고생의 삶에 관여해서 다시 사고를 당하면서 봄이 곁을 떠나는 가을이와 그 가을이를 기다리는 봄이와의 에피소드다.

1994년 뒤돌아보니 그때 참 대단한 일이 일어났었다.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사망했고 성수대교가 끊어지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던 그때 지구 멸망을 예언했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으로 떨었고 얼마 후면 21세기가 시작되지만 혹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그때 나는 사회 초년병으로 무더운 여름을 보냈던 그때가 가장 기억이 남는다.

봄이와 가을이는 고등학교 2학년. 대입을 준비하는 고3이 아닌 낀 학년. 장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학교 성적때문에 마음 졸이고 성적이 떨어지면 담임 선생님이 체벌로 훈계해도 통하던 시절. 가을이는 미스테리하게 봄이 앞에 나타난다. 계절은 봄인데 가을이가 만진 나무가 단풍이 들고 가을에 피어야할 코스모스가 봄에 피며 해바라기가 가을이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미스테리한 일들을 일으키는 장본인 한가을. 이봄, 정나예, 한결이와 소희가 엮어가는 고딩생활과 주변이야기. 빠른 상황의 전개가 아니라서 읽기도 쉽고 내용도 쉽고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도 쉽게 이해되고 선생님의 체벌도 이해가 되고 굳이 가을이가 당한 사고가 치명적이더라도 굳이 결과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다시 봄이 앞에 나서지 않을까 기대 섞이게 만드는 슬프기도 하고 자극도 되고 아름답기도 한 만화책이다. 저런 고딩 시절이 있었나 뒤돌아보게도 만드는 만화 책 <봄, 가을>.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일어날수 있는 일들을 깨끗하게 따뜻하게 만들어서 독자들 앞에 보여주는 이림 작가의 탁월함에 감탄이 절로 난다. 시대의 어두움과 개인의 어두움을 어둡게 표현하지 않고 아프지만 밝고 맑게 표현해내는 재주가 탁월한듯 보인다. 인생 가운데 아버지가 죽거나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 큰 충격에 빠질수 있는데도 담담하게 아픈마음을 너무 아프지 않게 표현하거나 감정을 절제해낼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만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은 가을을 좋아한다. 하지만 가을과 봄 사이에는 겨울이 있는 것처럼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인생의 변화를 얘기하는 작가의 내면을 한편의 동화처럼 독자들에게 말해주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인생에 대해서 계절에 대해서 느끼고 생각할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이책을 읽어볼 독자들에게는 어디서도 맛볼수 없었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래서 만화가 좋은가 보다. 아이들만 좋아하는게 아니고 나도 만화가 좋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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