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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11년 9월
평점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지키려는 자와 헤치는 자 사이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수리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의 저자 박수용님은 다큐멘터리 PD다. 시베리아 시호 테알린 산맥 남부에 위치한 라조 자연보호구 야생호랑이와 함께 자연과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수리마을을 배경으로 저자가 직접 카메라를 돌려서 야생호랑이 3대의 삶을 지켜본 내용이 주가 되어 있고 카메라로 찍기 위해 잠복하며 수많은 세월을 보낸 땀이 배어있는 내용이 기록된 책이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이다. 블러디 메리란 이름이 붙여진 야생어미호랑이 가족과 자식들이 이 험한 세상에서 밀렵꾼들의 위험에 가족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아픈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친남매가 서로 싸우다 죽게 만들기도 하고 수가 많지 않아 아버지가 남편이 되는 근친상간을 통해 종족을 번식해 가는 위험한 상황과 자식들을 데리고 자신의 영역을 돌아다니는 야생호랑이의 루트를 쫓아가는 사람들과 촬영과정에서 직접 위험에 처하는 상황에 빠지기도하는등 호랑이들의 습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점점 멸종의 위기로 치달아가는 악조건 속에서 그래도 야생호랑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호랑이들의 미래가 걱정스러운 건 왜 일까. 동물원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아이들과 어린이 동물원에 간 적이 있는데 하품하며 따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호랑이나 사자가 얼마나 측은했는지 모른다. 자연속에 살았더라면 저런 나태하고 나약해보이는 모습은 보여주질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자연속에서 인간들의 욕심에 목숨을 읽고 멸종당하느니 야생성을 잃어버리더라도 인간들을 위해 종족을 보존해 가며 인간들에게 보여주는 걸 아픈 마음으로 바라볼뿐이다. 호랑이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만 있었는데 호랑이의 습성을 쫓아가며 설명해주니 많은 걸 알수 있었다. 호랑이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도구에 대한 지식을 자식에게도 물려준다거나 위협적인 도구가없는 인간들에게는 서로 만나더라도 공격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내용들이다. 호랑이 담배피운던 시절 우는 아이에게 호랑이보다 곶감이 더 무서웠던 동화가 있는데 그 수많은 세월 인간들에게 멸종당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야 밝혀낼수 없다고 해도 호랑이의 미래가 너무 불투명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아무리 사람들이 법을 만들고 보호구역을만들어도 욕심에 이끌려 몰래 밀렵을 행하는 이들에 의해 멸종해 가는게 느껴져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야생호랑이들을 연구하고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지금도 어디선가 연구하며 애쓰는 이들이 있지만 그힘이 너무 미약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뭔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에 누구도 뛰어들지 못하고 있을때 힘겨운 일에 뛰어들어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3D적인 일인데 그것을 무릎쓰고 헌신하고 해내는 그들이 있기에 한편의 감동 드라마를 볼수 있지만 물질 만능적인 이 사회에서 남들과 다른 길을 가더라고 인정해주지 못하는 후진적인 사회의 모습을 볼때는 그들과 다르지 않은 별수없는 나를 보는 것 같다. 사람들은 멸종당해 가는 동물들로 인해 반드시 그에 대한 댓가를 크게 치를지도 모른다. 인간과 동물은 자연속에서 서로의 영역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데 이제는 먹을 것을 두고 경쟁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동물들을 다 내쫓고 나서 남아 있는 인간들끼리 또 서로 자기 땅에서 쫓아내려고 서로 싸우지 말란 법이 어디있을까.
야생호랑이들의 삶은 악전고투다. 그들의 삶을 통해 자연의 위대한 아름다움속에 인간은 무엇하는 존재인지 한번더 생각해볼수 있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우수리 야생호랑이들의 불안한 미래를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개발이라는 아름다운 단어 앞에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왜일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야생호랑이 삶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간들의 손이 절대 미치지 못하는 그런 보호구역이었으면 좋겠다.